미 무인기, 흑해 상공서 러 전투기와 충돌...군사적 긴장 고조되나

입력 2023-03-15 08:27수정 2023-03-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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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러 전투기, 30분간 근접 비행 후 연료 뿌리고 진로 방해”
러시아 “물리적 충돌 없었어” 반박

▲러시아 SU-27 2대가 2015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해상방어박람회에서 비행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EPA연합뉴스

미군 무인기가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4일 오전 7시께 러시아의 SU-27 전투기가 미군 드론 MQ-9의 프로펠러를 강타해 드론을 공해 상으로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SU-27은 러시아 공군에서 운영하는 주력 전투기 중 하나다. MQ-9은 정찰과 공격이 둘 다 가능한 무인기다. AP통신은 러시아 군용기와 물리적 충돌로 미군기가 추락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오전 러시아 전투기가 MQ-9 프로펠러에 충돌했다. 충돌 전에는 약 30분간 러시아 전투기가 근접비행을 했으며 여러 차례 걸쳐 전투기 2대가 연료를 뿌리고 MQ-9의 진로를 방해하기도 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해당 충돌로 인해 러시아 전투기도 손상됐을 것"이라면서 "이 사건은 러시아군이 위험하고 비전문적이며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제임스 헤커 미 유럽공군사령관도 "MQ-9은 국제공역에서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던 중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완전히 손실됐다"면서 "러시아 측의 안전을 도외시한 비전문적 행위다. 그들의 부족한 역량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흑해는 우크라이나와 맞닿아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300억 달러(약 39조 원)가 넘는 무기지원을 지속하고 있지만, 동맹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파병은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군의 드론 추락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군 MQ-9 무인기. EPA연합뉴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추락과 관련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를 국무부로 초치했다"며 "린 트레이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도 러시아 외교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오전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국경을 향해 비행하는 미군의 MQ-9을 발견했으며, 해당 무인기가 공역 경계를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 전투기는 MQ-9과 충돌하지 않고 무사히 복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해당 드론이 사건 당시를 영상으로 포착했다"며 "조만간 이 영상을 기밀 해제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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