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고수익 사업에 쏠린 한국형 IB…지속가능한 금융투자업 장기 투자 필요”

입력 2023-03-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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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재역 강화 방향' 제1차 릴레이 세미나가 14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10년 내 아시아 3위권에 드는 IB 탄생을 지원하겠습니다"

14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 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국내 자본시장은 2010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종투사) 제도 도입 후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 급속히 증가했으나, 외형적 확대와 비교하면 질적 성장은 부족하다. 예금 중심의 자산 구조, 낡은 규제 등이 해외진출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까지 아시아국가 IB리그 순위 내에서 20위권 내에 진입한 국내 증권사는 전혀 없다.

서 회장은 은행 중심 금융구조에서 탈피해 글로벌 시장 확대와 뉴노멀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금융투자업의 5가지 추진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해외 진출 관련 규제 개선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연금․자산관리 활성화를 통한 국민 노후준비 지원, 대체거래소(ATS) 인가 등 K-자본시장을 질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첫 번째 발표를 진행한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IB들의 발전전략을 바탕으로 한국형 IB의 과제를 제시했다. IB 제도 도입 후 국내 IB는 글로벌 IB 대비 자기자본 규모와 IB 업무 역량 순위가 매우 낮고, IB 본연의 역할인 모헙자본 공급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종투사 도입 후 글로벌 42개 IB 중 국내 IB의 순위는 32위로 2011년과 차이가 없다. 국내 IB의 전체 기업신용공여 중 중소기업 대출비중은 50.4%에 불과하며, 그중에서도 32.6%가 부동산 관련 대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한국형 종투사의 수익구조가 낮은 이유로 높은 자기매매, 위탁매매 의존도를 꼽았다. 3조 원 이상 대형 종투사와 1~3조 원 규모의 중형사, 1조 원 미만 소형사의 사업구조 간의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단기 수익증대를 위해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 부동산 PF 채무보증에 확대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국내 IB 발전전략으로 해외 IB들의 뉴노멀 대응 사례를 소개했다. 이 연구위원은 "골드만삭스는 2015년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후 혁신벤처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JP모건은 뉴노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ICT에 투자했다"며 "한국형 IB가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금융역량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교수는 ‘자산운용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주제발표에서 "최근 우리나라 자산운용시장은 성장 둔화와 수익성 감소 등으로 인해 정체됐다"라고 평가했다. 주요국 GDP 대비 펀드시장비율(2021년 기준)을 보면 주요국 평균은 87%에 달하는 반면 국내는 30%에 그친다.

그는 국내 자산운용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운용사 대형화 및 국제화 △일반사모펀드와 기관 전용 사모펀드 간 통합 등 사모펀드 제도 개편 △투자신탁형에서 투자회사형으로 전환 등을 제언했다. 해외의 경우 인수·합병(M&A) 후 일정기간 최소 영업 자본액 요건을 완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어진 패널발언에서 장원재 메리츠증권 사장은 "국내 증권사가 국내 기업과의 해외 동반진출 등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금조달수단을 확보하고, 투자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기존 제도와 프로세스를 투자자 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박 사장은 "투자자 중심의 ‘투자 경험 혁신'과 증권사의 대형화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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