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금리인상 부작용 나타나나…SVB파산 국내 자산시장 덮쳤다

입력 2023-03-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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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로 인해 금리 상승기에 취약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던 자산들로 우려가 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VC(벤처캐피탈), PE(프라이빗에쿼티), 사모사채 등이다. 이들 업계는 고금리에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자금조달과 펀더멘털(기초체력) 위험이 상승했다. 연준이 지난해 밟아온 공격적 긴축의 부작용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우려다.

13일 국내 증시는 ‘검은 월요일(Black Monday·월요일 폭락)’의 불안감을 안고 소폭 상승 출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0포인트(0.05%) 상승한 2395.69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환율은 전장보다 7.20원 내린 1317.00원에 개장해 오후 들어 하락 폭을 키웠다.

미국의 벤처캐피탈 전문은행인 SVB가 파산하면서 주말 동안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증폭됐음에도 국내 시장은 차분한 모습이다. 앞서 연준이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연달아 밟으면서 금리가 급등했고, 기술기업들의 뱅크런이 늘면서 금융당국은 SVB 폐쇄를 결정했다. 이번 사태로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해도, 금리 고공행진 탓에 그동안 실시간 가치를 측정할 수 없던 자산들의 리스크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금리 부작용은 지난해 말부터 나타났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지난해 미국 부유층을 상대로 모집한 1250억 달러(약 162조 원) 규모의 브라이트(Breit) 부동산 펀드에 대해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실적난과 자금난에 시달리던 가운데 인출 요청 규모가 월 한도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레고랜드 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터졌다.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라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채권 평가 손실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은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금융시장에 여러 가지 파열음 내는 방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태로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탈(VC) 업계의 파장은 시작됐다. 실제로 상장 PE, VC 등을 반영하는 지수들은 SVB 파산 소식 이후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현지시각) 기준 레퍼니티브 벤처캐피탈 지수와 S&P 상장 사모펀드 지수는 각각 5.08%, 7.68% 폭락했다. 향후 VC 투자 시장의 투자심리 냉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인해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내 경기에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은 올해 1분기가 끝을 보이고 있지만, 내수와 수출 모두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한국 경제가 닥친 위기를 두고 “반도체 침체로 인한 무역적자 확대, 고금리 영향으로 인한 내수 약화 등 복합적 역풍을 맞고 있다”고 짚었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SVB 규모의 은행조차 급격한 금리 상승기에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면 유사한 문제에 봉착한 은행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며 “금융시장이 SVB 사태를 전혀 예견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기존의 판단 방식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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