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승부수 통했다…카카오, SM 품고 글로벌 ‘빅스텝’

입력 2023-03-12 17:15수정 2023-03-12 17:1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카카오, SM통해 IP확장 너머 'IT+IP' 시너지 창추 효과 기대
성장동력 확보 위해, SM 독립경영 보장ㆍ성장 지원, K컬처 육성
해외매출 웹툰ㆍ웹소설 등 집중…내수기업 꼬리표 떼고 해외行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現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글로벌 사업의 빅스텝’을 위한 승부수가 통했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하이브 쪽으로 기울던 지분 경쟁에서 카카오 측이 공개 매수라는 초강수를 띄우면서 진흙탕 싸움이 예고됐는데, 양사 합의로 SM 인수전이 막을 내린 것이다. 이번 SM엔터 경영권 분쟁을 통해 김 센터장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미래 10년 키워드로 ‘비욘드 코리아’를 제시했다.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경영 전략에서 SM엔터의 경영권 확보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 SM 보유 IP에 IT 결합, 새로운 시너지 창출 = 12일 하이브는 SM엔터 사업 협력안을 통해 실익을 챙기는 대신, 경영권을 카카오에 넘긴다는 합의 초안을 공식 발표했다. 경영권 분쟁 종결 선언이다. 카카오가 SM엔터 인수에 사활을 건 이유는 SM이 보유한 막대한 가치의 지적재산권(IP) 때문이다.이를 통해 글로벌 매출 확대을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카카오의 해외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그러나 이중 70% 이상을 카카오픽코마가 창출하고 있다. 카카오엔터의 기여도 상당하지만 웹툰·웹소설에 집중돼있어 추가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SM은 국내 엔터업계의 맏형으로 다양한 K팝 아이돌 IP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SM IP를 통해 세계 무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K팝 아이돌이 창출하는 수익은 단순히 음원 판매, 콘서트 수익에 국한되지 않는다. 거대한 팬덤을 바탕으로 웹툰, 웹소설, 게임, 굿즈 등으로 가치 창출 방법이 다각화하고 있다. 일례로 하이브가 지난해 네이버웹툰과 손잡고 BTS 멤버 7인을 범 사냥꾼으로 등장시킨 웹툰 ‘세븐페이츠: 착호’는 공개 이틀 만에 글로벌 조회 수 1500만 회를 기록했다. SM은 가상세계인 ‘광야’를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체험형 테마파크를 통해 자사의 IP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특히 아시아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날 카카오는 SM의 자율, 독립 경영을 보장하고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카카오 측은 “SM엔터의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각 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K컬처 산업이 또 하나의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규제+골목상권 논란에…‘비욘드 코리아’해법 찾아 = 카카오는 SM 경영권 인수를 통해 카카오엔터의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또 SM과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하면서 카카오엔터 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는 카카오엔터가 이르면 올해 말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자회사를 갖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54개(지난해 3분기 기준)다. 분야는 음악, 웹툰, 웹소설, 기획사, 영상 제작사 등으로 다양하다.

카카오 안팎에서 김 센터장의 최대 미션은 ‘비욘드 코리아’다. 각종 플랫폼 규제와 골목상권 논란에 내수기업 꼬리표를 떼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SM같은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인수는 단숨에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과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SM 경영권 인수오 시장에선 김 센터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또 한 번 통한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 2016년 카카오가 SK텔레콤으로부터 멜론(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을 1조7000억 원을 들여 인수할 당시 주변에선 ‘무모한 M&A’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이사회 멤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IP가 결국 돈이 될 것”이라는 김범수 센터장의 확고한 의지에 따라 지분 인수를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멜론 사업은 카카오가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 멜론은 5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 카카오엔터에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져다주고 있다. 음원 유통 점유율도 35%를 기록,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