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거여1단지, 자금조달ㆍ경기하락 부담에 결국 리모델링 사업 '철회'

입력 2023-03-1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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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1단지, 리모델링 해산 총회
해산에 379표…압도적인 표 차이
“무리하면서까지 추진하지 말자”
추진위 ‘깜깜이’ 식 운영도 단초

▲서울 송파구 거여1단지 전경 (사진=이동욱 기자 toto@)

서울 송파구 거여1단지가 리모델링 사업을 철회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사업성 악화에 따른 주민 반발과 조합 운영비에 대한 논란이 거세진 탓이다. 추진위원회의 ‘깜깜이’ 식 운영도 사업 중단의 단초가 됐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거여1단지 리모델링 추진위는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발행하고 전날인 11일 송파구 거성교회에서 ‘거여1단지 리모델링 해산 여부 결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69표 △반대 379표 △무효 1표 등 압도적인 반대로 가결되면서 조합사업계속추진을 하지 않고 조합해산을 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조합규약개정 △조합 임원 및 대의원 추가 선출 등 주요 안건에 대한 투표결과는 발표하지 않은 채 생략했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해 무리하면서까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지 말자는 게 입주민 대부분 공통된 의견”이라며 “추진위가 사업 진행 과정에서 공유해야 할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입주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거여1단지는 지난해 12월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고 이제 막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그런데 불과 2개월여 만에 조합 내 반발이 커지면서 사업 중단 위기에 몰렸다.

추진위는 정비업체나 시공사에 끌려다니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 착수에 따른 분담금을 1가구당 950만 원 선납을 요구했고 분담금 미납 시 연체이자 12%를 부과하겠다고 공지하면서 주민 반발이 커졌다. 1월에는 입주민 103명이 뜻을 모아 ‘리모델링 철회 및 탈퇴 요청’ 등 탄원서를 송파구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밖에 리모델링 조합 예산으로 부동산 전문인력 월 1400만 원, 조합장 월 500만 원 등의 인건비를 책정해 운영비 예산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추진위는 분담금 납부 안내가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단지가 작고 사업을 운영하기에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에 분담금으로 자체 자금을 조달해 초기자금을 마련하도록 결정했다”며 “사업 중단 총회 역시 오해를 불식시키고 주민들의 피해 최소화를 고려해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거여1단지는 재건축 연한 30년이 곧 도래하는 만큼 재건축 선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녹물이나 외벽 균열 등 단지 노후화가 심하지 않아 사업 방식을 놓고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1997년 입주해 준공 27년 차를 맞은 거여1단지는 6개 동, 1004가구로 구성됐다. 용적률이 275%로 높은 데다 소규모 평형으로 이뤄져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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