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50억클럽 특검법’엔 윤석열 부친 들어간다

입력 2023-03-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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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전반이 수사 대상...이해충돌 논란 여지

▲'대장동 일당'에게서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2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른바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해 이해충돌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곽상도 전 의원의 1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50억 클럽 의혹을 명확하게 규명하자는 취지의 특검법의 실제 내용이 대장동 의혹 전반을 포괄하는 데다 수사 대상에 이재명 대표까지 포함될 수 있어 이해충돌 논란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직접 곽 전 의원 무죄 판결을 뒤집을 수도 없는 구조적 한계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정식 명칭은 ‘소위 ‘50억 클럽’ 등 대장동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불법 자금 수수 및 부당거래 의혹에 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특검 법안을 제출한 뒤 “곽상도 전 의원 무죄판결로 현 정권 검찰이 대장동 50억 클럽 수사에 노력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검을 꼭 통과시켜서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대장동 사건의 로비와 관계된 50억 클럽 의혹을 명확하게 밝히자는 것이 그 목적이지만 실제 내용으로 들어가면 수사 범위는 이재명 대표가 포함된 대장동 사건 전반으로 확대된다.

이 법안은 특검 수사 대상으로 △50억 클럽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불법자금 및 부당한 이익 수수·요구·약속 및 공여 등 의혹 △대장동 개발을 위한 사업자금 및 개발수익과 관련된 불법 의혹 △천화동인 3호 소유자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부동산 거래 특혜 및 불법 의혹 △1호~3호까지의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으로 정하고 있다. 수사 대상으로 50억 클럽 의혹을 넘어 대장동 의혹 전반을 포괄하는 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현재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는 상황에서 그가 몸담은 민주당이 특검을 추진한다는 점에 이해충돌 부분은 있다”며 “그 수사와 관련해서 충분히 수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수사 당사자가 될 수도 있을텐데 적절성에 대한 문제는 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들이 2021년 9월 30일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누나가 구입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윤석열 부친 주택을 찾아 '매각 의혹'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천화동인 3호 소유자’를 수사 대상으로 넣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수사가 뻗어나갈 수 있게끔 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누나는 성남의뜰로부터 배당받은 개발 수익으로 2019년 윤 대통령 부친으로부터 집을 샀다는 의혹을 받는데, 특검법은 이 부분까지 들여다보겠다고 정해뒀다.

이 법안 통과로 특검이 만들어진다고 할지라도 곽 전 의원에 대한 공소 유지는 검찰이 계속 하게 된다. 이러한 한계점 때문에 특검이 직접 곽 전 의원의 유죄를 이끌어내는 것도 보장하기 어렵다.

특검법이 큰 실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만약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기미가 보인다면 검찰은 전격적으로 기소를 할 수도 있고 통과된다고 할지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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