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시사’ 파월 폭탄 발언에 시장 요동…미국 장단기 금리역전, 42년 만에 최대

입력 2023-03-08 14:01수정 2023-03-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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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상원 출석해 “인상 속도 높일 준비 됐다”
2년물 미국채 금리 2007년 이후 첫 5% 돌파
장단기 역전 폭 100bp 넘어
뉴욕증시 1%대, 국제유가 3%대 하락
블랙록 “최종금리 6% 후 장기간 이어질 수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에 글로벌 시장이 일제히 요동쳤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왔다”며 “이는 최종금리 수준이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우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투자자들은 이제 빅스텝을 대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당장 채권시장에서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2bp(1bp=0.01%p) 상승한 5.015%에 마감했다. 5% 돌파는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1bp 하락한 3.97%를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폭은 1981년 이후 42년 만에 처음으로 100bp를 돌파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신호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1981년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설계한 이후 가장 큰 장단기 금리 역전 폭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설립자는 “42년 전과 비슷한 역학 관계가 현재 전개되고 있다”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우리는 경기침체가 전개될 것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 지수가 1.25% 하락하는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3.58% 급락했다.

냇웨스트마켓 투자전략가들은 고객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파월 의장 발언의 ‘매파’적 성격과 시장이 받아들인 메시지를 부정하기 어렵다”며 “파월 의장이 향후 발표될 지표의 중요성을 얘기했지만, 빅스텝 복귀로의 문은 확실히 열었다”고 평가했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율을 2% 가까이로 낮추기 위해 연준이 최종금리를 6%로 끌어올린 다음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이달 FOMC에서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도 공개한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의 최종금리 중간값 예상치는 5.1%, 장기 중립금리는 2.6%였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4.75%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이달 빅스텝을 밟을 확률을 종전의 약 25%에서 75%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은 10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2월 고용보고서와 약 일주일 후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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