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 10연속 금리 인상했지만...비둘기파 신호 보냈다?

입력 2023-03-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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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A 총재, 성명서 종전과 다른 뉘앙스 풍겨
시장선 “비둘기파적 금리인상”이라는 평가
다음주 고용지표가 관건

▲필립 로 호주중앙은행(RBA) 총재. 시드니/AP뉴시스

호주중앙은행(RBA)가 10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RBA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 후 기준금리를 종전 3.35%에서 3.6%로 0.25%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과 부합한 결정이다.

호주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1%에서 0.35%로 인상한 뒤 이날까지 총 10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왔다.

필립 로우RBA 총재는 통화정책 회의 후 성명을 통해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3% 수준으로 되돌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는 길은 여전히 좁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표를 볼 때 인플레이션은 정점에 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세계 경제와 호주의 수요 약화를 고려하면 상품 가격 상승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로우 총재의 경기 판단을 두고 '비둘기파적인 금리 인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는 했지만, 종전과 다른 뉘앙스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로우 총재는 또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그동안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혀왔는데, 이번에는 "추가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RBA가 다소 완화된 용어를 사용한 것을 두고 "금리 인상이 이제 정점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이애나 무지나 AMP캐피털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RBA의 금리 인상은 비둘기파적 인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RBA가 여전히 긴축 편향이 있기는 하지만, 내달에는 금리 인상을 잠시 중단하고, 5월에는 호주 경제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 없을 만큼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9∼12월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5%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0.9%)를 밑돌았고 가계 소비도 둔화하고 있다.

다만 RBA가 긴축 기조를 마무리할지는 미지수다. 골드만삭스의 핸드류 보크 수석 호주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RBA 성명은 최근 월간 고용 보고서의 약세가 지속할 경우 긴축 기조를 일시 중단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시한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다음 주 고용지표가 견고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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