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트뤼도, 중국 기부금 이어 선거개입 의혹 중심에

입력 2023-03-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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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거개입 논란에 특별조사관 임명 결정
지난달 “중국, 트뤼도 재선 위해 개입” 보고서 유출
트뤼도 “새로운 현상 아냐” 선 그었지만
보수당 압박·여론 악화에 꼬리 내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타와/AP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중국과의 유착 논란에 흔들리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려 했던 그는 이제 대중의 신뢰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중국의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특별조사관을 임명하기로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선거와 제도의 민주적인 과정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서 간섭과 싸우고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전문적인 조언을 할 독립적인 특별 조사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 활동은 의원 그룹에서 진행되며, 이들에겐 1급 기밀 접근권이 부여될 예정이다.

앞서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드메일은 지난달 2019년과 2021년 자국 선거에서 중국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내용이 담긴 캐나다보안정보국(CSIS)의 정보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특정 후보자를 떨어뜨리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밀어주는 후보자에겐 자금과 자원봉사 인력을 지원했다. 자신이 두 명의 보수당 후보를 떨어뜨리는 데 도왔다고 자랑한 밴쿠버 주재 중국 총영사의 발언 등 구체적인 증거도 보고서에 명시됐다.

특히 중국이 보수당 정권 대신 트뤼도 총리의 재선을 선호해 2021년 총선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트뤼도 총리도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트뤼도 총리는 2월 “중국이 선거를 포함해 우리의 민주주의에 간섭하려 하고 있다”면서 CSIS 보고서 존재를 인정했다. 다만 “이건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전 세계 국가들이 오랫동안 씨름해 온 문제”라며 논란 확산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후 몇 주간 보수당의 특별조사 요구를 외면했던 총리는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특별조사관 임명에 동의하기로 했다.

현재 캐나다 국민 상당수는 중국이 최근 선거들에 개입했다고 믿는다. 비영리재단 앵거스레이드인스티튜트가 이달 초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분의 2가 ‘중국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32%는 ‘확실히 개입했다’고 밝혔고 33%는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6%만이 ‘결코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보수당 유권자의 42%는 2021년 선거에서 중국 때문에 패배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거개입 논란은 지난주 폭로된 중국 기부금 논란으로 더 확산하는 분위기다. 트뤼도 총리의 아버지인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의 이름을 따서 만든 피에르 엘리엇 트뤼도 재단이 2016년 중국 부호로부터 20만 캐나다달러(약 1억9083만 원)를 기부받았는데, 이 과정에 중국 정부가 개입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폭로됐다. 해당 정보 역시 CSIS 보고서에서 나온 것으로, 이후 재단 측은 기부금 전액을 중국 측에 반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당은 기부금과 선거개입의 연관성을 추궁하며 트뤼도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보수당은 “기부 이슈는 선거개입과 관련해 별도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정부는 이 문제를 다루는 하원에 전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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