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새 고민…다시 ‘빅스텝’ 돌아가야 vs. 긴축 장기화로 충분

입력 2023-03-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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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지속·고용 호조로 긴축엔 이견 없어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긴축 더 오래 유지해야”
서머스 “3월 빅스텝 없으면 연준 다시 실수하는 것”
빅스텝 복귀, 시장 혼란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힐 조짐을 보이지 않고 고용지표도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긴축을 지속한다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연준이 취해야 할 긴축 행보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연준이 21~22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주장과 지난달처럼 ‘베이비스텝(금리 0.25%p 인상)’을 유지하되 긴축을 좀 더 길게 가져가면 충분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프린스턴대 연설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을 끝내기 위해서는 긴축 정책을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구조적으로 상향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세계 가격 경쟁이 약화한 점, 미국 내 노동력 부족, 녹색 경제 이동을 위한 투자 확대 등으로 기업이 앞으로 소비자에게 더 큰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지난주 열린 한 행사에서 “연준이 과도한 긴축보다는 과소 긴축의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빅스텝’에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3월 빅스텝 문을 다시 열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연준이 실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임금 상승률 등이 완고하게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끝날 것이란 판단은 희망적인 생각에 더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연준이 빅스텝으로 돌아가면 신뢰성이 훼손돼 오히려 시장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연준은 작년 6월부터 금리를 4차례 연속 0.75%p 인상한 이후 12월 0.5%p, 올해 2월 0.25%p 인상으로 긴축 속도를 조절했다.

연준은 이번 주 발표될 경제지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에는 2월 고용보고서와 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 등 금리 결정에 중요한 지표들이 나온다. 시장은 연준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 발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의회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있어 그의 발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7일과 8일 각각 상원, 하원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역설할 것이나 인상 폭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연준이 전날 공개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 데 매우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한적일 수 있게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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