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지내던 당시 기업들로부터 협찬을 받았다는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수사팀은 주요 피의자인 김 여사에 대해 강제수사나 소환조사 한 번 없이 사건을 종결지었다.
2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뇌물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와 윤 대통령 등을 불기소 처분했다.
도이치모터스 등 일부 기업들이 2016년부터 수년에 걸쳐 코바나컨텐츠에 협찬을 했는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거론됐던 만큼 이 협찬을 대가성 있는 뇌물로 봐야한다는 것이 사건의 핵심이다.
검찰은 2021년 12월에도 문제가 된 4개의 전시회 중 ‘르 코르뷔지에 전’ 사건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수사팀은 공직자의 배우자는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부정청탁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후원했다는 것만으로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라며 “부정청탁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고 이번 전시회에 대한 협찬은 통상적인 공연·전시에서 이뤄지는 것과 동일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대가성이 인정되려면 협찬을 받은 만큼 반대급부로 어떤 특혜 등이 이루어졌는지도 봐야 하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협찬에 대한 대가로 전시용 입장권 등이 제공됐고 그 외 다른 대가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후원금을 낸 업체 대표들을 상대로 휴대폰을 압수수색하고 포렌식 절차를 거쳐 증거 등을 확보했지만 핵심 피의자인 김 여사에 대해서는 단 두 번의 서면조사만 진행했을 뿐, 다른 강제조사나 소환조사 등은 하지 않았다. 수사팀 관계자는 “증거수집 과정에서 확보된 내용을 통해 강제수사 여부를 판단한다”며 “일률적으로 무조건 압수수색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