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전 세계 민주주의…경제위기·정부불신에 거리로 나간 시민들

입력 2023-02-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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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선관위 역할 축소 선거법 개혁안 반대 시위
스리랑카선 선거 무기한 연기에 시민들 폭발
이스라엘, 권위주의적 사법개혁에 시위 물결
나이지리아, 대선 양강구도 깨지고 사상 첫 3파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26일(현지시간) 시민 수천 명이 선거법 개혁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몬테레이(멕시코)/EPA연합뉴스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서 경제위기가 심화하고 정부 신뢰가 추락하면서 민주주의 투쟁이 격화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에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주도한 선거법 개혁에 반대하는 시민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지난주 통과한 선거법 개혁안은 선거관리위원회 급여와 지방선거 지원금을 삭감하고 선거 비용을 보고하지 않은 후보에 대한 제재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선거법 개혁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아니다”며 “선관위가 지출한 큰 비용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선관위 역할이 축소되면 공정한 선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정부가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시위자는 “대통령은 정부가 선거를 통제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26일(현지시간)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살포하고 물대포를 쏘고 있다. 콜롬보/EPA연합뉴스
스리랑카에선 정부가 경제위기 여파에 지방선거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자 시민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시위대 수천 명이 대통령 관저와 사무실, 주요 정부 청사를 향해 거리시위를 벌였고, 보안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를 살포하고 물대포를 발사하면서 수도 콜롬보는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시민 15명이 다쳐 콜롬보 국립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국가 부도 상태인 스리랑카는 시민이 선거를 통해 책임을 물으려 하지만, 정부의 지원 중단에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각 정당이 내달 9일 있을 선거를 위해 후보자 명단을 제출했지만, 선관위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선거를 무기한 연기했다. 하지만 시민은 축출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 측근들이 아직 의회에 포진해 있어 선거를 고의로 미루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몇 주에 걸쳐 시민 수십만 명이 사법개혁 반대 시위를 열었다. 정권 탈환에 성공한 극우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과 여권은 지난주 사법 개혁안을 통과했다. 이들이 밀어붙인 개혁안은 법관 임명 시 행정부 영향력을 키우는 대신 대법원이 행정부를 판결할 권한은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어 권위주의적 사법개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경고했지만, 네타냐후 정권은 “참견하지 말라”며 강행했다.

▲나이지리아 알리모쇼의 투표소 앞에 26일(현지시간) 군인과 경찰이 무장한 채 대기하고 있다. 알리모쇼(나이지리아)/로이터연합뉴스
전날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 아프리카 최대 민주주의 국가 나이지리아에선 사상 첫 3파전이 벌어졌다. 인구 3분의 2가 빈곤층인 이곳에선 현금 대란과 대중들의 여야 불신 속에 집권 여당 범진보의회당(APC)과 제1야당 인민민주당(PDP)의 기존 양강구도가 깨지고 노동당(LP)의 피터 오비 후보가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는 “경제와 안보를 포함해 나이지리아가 겪은 거의 모든 도전은 더 큰 위기로 발전했다”며 “이번 대선은 수십 년 만에 가장 중요한 선거이자 가장 예측 불가능한 선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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