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 중국연구소 코로나19 유출설 지지...백악관에 보고

▲2021년 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입구를 경비요원들이 지키고 있다. 우한/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에너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에너지부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밀 정보보고서를 백악관과 의회의 주요 인사들에게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핵기술 연구에서부터 생물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미국 내 각종 국립연구소를 총괄하고 있어, 과학적 분석 측면에서는 상당한 권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WSJ는 에너지부가 그간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었지만, 최근 새로운 정보에 근거해 확신도는 다소 낮지만 중국 연구소에서 의도치 않게 코로나19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에너지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을 통한 인간전염이 아닌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것으로 판단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조사에 참여한 기관별로 의견이 나뉘고 있다. 다른 기관 중에서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021년 '중간 정도의' 확신으로 중국 연구소 유출설을 지지해 현재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자문기관인 국가정보회의(NIC)와 다른 4개 기관은 동물로부터의 자연 감염설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두 기관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그간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해왔다. 이와 관련해 2021년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바이러스를 생물무기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는 각 정보기관의 판단이 대체로 일치했다. 다만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로부터 유출됐을 가능성, 동물에서 인간으로 자연 감염설 등이 거론됐으며 현재 어느 쪽이 발생 원인인지 결론짓는 결정적인 증거를 얻을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WSJ는 백악관과 의회 일부에 제공된 당시 보고서의 개정판을 바탕으로 에너지부의 판단 변화를 전했다. 업데이트된 내용은 5페이지 미만으로, 해당 내용이 공개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에 출연해 "정보 당국에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일부는 한쪽으로 결론 내렸고, 일부는 다른 쪽"이라면서 "지금으로선 정보 당국으로부터 나온 최종적인 답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가 충분치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