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맷집 세진 유럽, 경기불안에도 탄소배출권 가격 더 오른다

입력 2023-02-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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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제 전문가 3인 본지 인터뷰
와그너 “예상보다 나은 경제 전망·그린 뉴딜 효과”
에크 “더는 전쟁발 침체 우려 통하지 않아”
밀리비르타 “유가 안정,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 이어져”

▲왼쪽부터 거노트 와그너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 울프 에크 노스랜더어드바이저리 창립자, 로리 밀리비르타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 선임 애널리스트. 출처 각사 홈페이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경제적으로 위축했던 유럽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경기불안과 전쟁공포는 여전하지만,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톤당 100유로(약 14만 원)를 돌파했다. 시장은 올해 가격이 150유로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26일 본지는 기후경제 전문가 3인과 유럽 경제와 탄소배출권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카본크레딧닷컴에 따르면 23일 EU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배출권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82% 상승한 톤당 100.12유로에 마감했다. 100유로를 넘어선 건 시장이 열리고 나서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말 이후 연초 탄소배출권 가격은 겨울철을 대비해 석탄 에너지 절감에 나선 각국의 노력과 예년보다 따뜻했던 겨울이 맞물리면서 크게 떨어졌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며 기업활동이 부진한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12월 한때 93.53유로까지 올랐던 가격은 올해 1월 초 77.50유로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이더니 현재는 고공행진 중이다.

기후학자인 거노트 와그너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추측하건대 현재 높아진 배출권 가격은 예상보다 나은 경제 전망과 더불어 유럽의 ‘그린딜(Green Deal)’과 기타 야심 찬 기후 정책 추진이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달 초 EU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겨냥한 2500억 유로 상당의 그린딜 계획을 발표했다. 2019년 발표했던 그린딜에서 발전된 계획안이다.

여기엔 규제 간소화와 청정기술 투자에 필요한 빠른 자금 조달, 탈 탄소 관련 세액 공제 등이 담겼다. 이를 통해 EU는 2050년을 목표로 탄소 중립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엔 탄소배출권 거래제(ETS)를 개편하고 2030년 감축 목표치를 2005년 대비 종전 43%에서 62%로 상향했다. 철강과 화학 등 주요 업계를 대상으로 했던 무료할당제는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새해 들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전력수요를 늘리고 배출권 거래까지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탄소배출 전문 자산운용사 노스랜더어드바이저리의 울프 에크 창립자는 전쟁공포가 줄어든 점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올해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낮아지면서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시장은 더는 전쟁으로 인한 경제활동의 급격한 둔화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배출권 가격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은 강세다. 시장 가격은 정상화하기 시작했다”며 “우린 올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다가올 겨울에는 톤당 150유로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리 밀리비르타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가 안정도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의 경우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았던 화석연료 가격이 탄소배출권 가격을 억눌렀다”며 “높은 가격이 자연스럽게 수요를 감소시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배럴당 99달러에 육박했던 브렌트유는 연초 77달러 선까지 하락한 뒤 현재는 8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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