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내 상가도 주인 찾기 힘드네”…코로나 회복에도 상업용 부동산 ‘암울’

입력 2023-02-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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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회복세로 접어들었지만, 고금리 상황이 여전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정 수요가 탄탄한 대단지 내 상가 입찰 역시 인기가 시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여전히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업용 부동산 침체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본지 취재결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현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7일 마포 더 클래시 근린생활시설 및 사업부지 매각 입찰공고를 냈다. 근린생활시설은 지하 1~2층 9곳, 상업부지는 1곳 등 10개 매물에 대해 입찰을 진행한다.

근린생활시설 매각 기준가는 가장 작은 전용 30㎡형의 경우 4억5864만 원, 가장 큰 전용 61㎡형은 9억7665만 원대로 책정됐다. 조합은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해 최고가로 낙찰한다.

앞서 조합은 2일에도 입찰을 한 차례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상업부지를 포함 12곳에 대해 매각을 진행했지만, 근린생활시설 단 2곳 낙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조합은 입찰 마감 일시도 상시 입찰로 변경했다.

조합 관계자는 “2차 매각공고를 낸 이후 아직 낙찰된 물건은 없다”며 “나중에 이사회나 대의원회 총회를 거쳐 할인분양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관리처분계획기준 가격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일대 대단지 헬리오시티 역시 단지 내 상가 주인을 찾는 데 고전하고 있다.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7일 상가 잔여분 4곳에 대해 입찰공고를 진행했지만, 단 한 곳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앞서 조합은 1월에도 2차례 매각을 진행했지만 한 곳만 낙찰됐다. 이에 조합은 최저 입찰가격도 600만~4800만 원 낮췄지만, 결국 남은 물량을 털어내지 못했다.

▲마포 더 클래시 전경 (자료제공=HDC현대산업개발)

마포 더 클래시는 1419가구, 헬리오시티는 9510가구의 대단지로 모두 고정 배후수요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상가의 경우 주택 대비 대출 의존도가 높아 현재 고금리 영향을 더 크게 받고, 보류지인 만큼 잔금 납부 일정도 짧다 점이 입찰 부진의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헬리오시티 상가 보류지의 경우에는 입찰 시 계약 보증금으로 10%를 바로 내야 하고, 나머지 잔금은 이달 말까지 마련해야만 한다.

이에 단지 내 상가 이외에도 전반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 회복세에도 여전히 침체한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기준 소규모 상가 임대가격은 전분기 대비 0.2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대형 상가와 집합 상가 임대가격 역시 각각 0.20%, 0.13% 떨어지면서 모두 전분기 대비 내림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상가는 코로나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 매출 감소 등으로 임대가격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이러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통상적으로 은행 금리 대비 2~3배 이상의 수익률이 나올 때 투자가치가 있는데, 지금 고금리가 이어지다 보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여전히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어서 당분간 분위기가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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