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무원도 사무실 복귀 가능성에 반발...원격 근무 자리 잡을까

▲미국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의원. AP뉴시스

아마존과 디즈니 직원들이 사무실 복귀 방침에 반발하고 나선 데 이어 미국 공무원들도 사무실 복귀를 반대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하원이 공무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압박하는 ‘출근하라(SHOW UP)’ 법안을 가결 처리하자 연방 공무원 75만 명을 대표하는 미 연방공무원노조(AFGE)가 즉각 반발했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의원이 발의한 출근하라 법안은 재택근무의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정부기관은 법 시행 30일 안으로 201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도입한 원격 근무를 코로나19 전으로 되돌려야 하며, 원격 근무를 확대할 경우 평가 보고서를 제출해 인사관리처(OPM)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민주당 소속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도 지난달 취임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도심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연방 공무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WP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들이 집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2020년 2월부터 2022년 3월 사이 워싱턴D.C.에서는 2300개의 사업체가 문을 닫았다. 주 고객층인 공무원들이 사라진 결과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워싱턴D.C. 사무실 공간의 3분의 1은 연방정부가 사무실로 소유, 임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이 1월 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그러나 AFGE는 일괄 복귀 추진 분위기에 환경오염을 이유로 반발했다. 재택근무가 사무실 복귀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이다.

자크 사이먼 AFGE 공공정책국장은 “우리는 모두 자동차가 발생시키는 온실가스가 환경오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냐”며 “차를 이용하지 않을 때마다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도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이 운송에서 발생한다. 게다가 미국 노동자의 약 82%는 출근할 때 개인 차량을 이용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작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라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공무원들이 출퇴근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도 고려한 탄소중립이다.

특히 재택근무가 일과 삶의 균형 외에 기후 보호 차원에서도 이점이 있음을 아는 환경보호청(EPA) 직원들이 사무실 복귀 압박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들은 “우리는 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일을 한다”며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일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도 포함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WP는 전망했다. 하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킨 건 공화당으로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까지 통과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바우저 시장의 취임사와 출근하라 법안 하원 통과도 충분한 압박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마존과 디즈니 직원들도 회사가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는 데에 반발하고 나섰다. 아마존 직원들은 회사가 5월 1일부터 최소 주 3일 출근 전환을 예고하자, 사내 메신저 슬랙에 ‘재택 옹호’ 채널을 만들고 복귀 반대 탄원서 작성에 나섰다.

디즈니에서도 사측이 다음 달부터 주 4일 사무실 출근을 지시하자 약 2000명의 직원이 복귀 지침을 재고해 달라는 청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