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이단아들, 우크라이나 전황 바꿔

입력 2023-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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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릴, 우크라에 자동 드론 탐지 시스템 제공
팰런티어, 전황 데이터분석 제공
양사 기업가치도 불어나는 추세
방산과 거리두는 기술업계 비판 공통점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키이우 시내를 걷고 있다. 키이우/AFP연합뉴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만 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이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쟁이 벌어진 지 꼬박 1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우크라이나는 수복 당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탈환하고 있으며 2014년 빼앗긴 크림반도까지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황이 뒤바뀐 데는 미국 기술기업 2곳의 혁혁한 공이 있었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인공위성, 드론, 데이터 기술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최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소개했다.

자동 드론 탐지 시스템을 제공한 안두릴

▲안두릴의 인공지능(AI) 탐지 시스템. 출처 안두릴 트위터.
우크라이나 전황을 바꾼 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미국 안두릴이 꼽힌다. 안두릴은 2017년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으로, 드론이나 무인잠수함 등을 포착하는 AI 감시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창업 직후 미국과 호주 정부로부터 계약을 따낸 안두릴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12월 기준 85억 달러(약 11조 원)에 달한다.

안두릴은 무인 드론이 판을 치는 현대전에서 특히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 드론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안두릴은 다른 기업들처럼 정부의 계약 공모를 기다리는 대신 방위 부문에 필요하다는 판단이 드는 곳에 자주적으로 뛰어들어 신속하게 저비용 상품을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코노미스트는 “계약을 따내기 위해 불필요한 프레젠테이션을 반복하는 기업들과 달리 안두릴은 각 회사 제품 성능을 비교하는 테스트를 선호한다”며 “오랜 기간 미국에서 이어져 온 군사 조달 모델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평했다.

전쟁 데이터 분석에 최적인 팰런티어

▲팰런티어의 전술정보 제공용 트럭 타이탄 알파. 출처 팰런티어 트위터.
미국 기술기업 팰런티어도 이번 전쟁에서 빼놓을 수 없다. 팰런티어는 데이터 분석 업체로 평소에는 보안 대책과 의료 시스템, 공장 생산성 개선 등 고객이 원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관리하는 디지털 인프라를 지원한다.

전쟁과 관련해선 전황 데이터를 처리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팰런티어 공동 창업자인 알렉스 카프가 20년 전 회사를 설립한 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처럼 미국 군사 분야와 협력해 공동 사업을 진행했기에 가능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보망의 일부로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과거 카프 창업자는 “팰런티어는 우크라이나군이 적을 겨냥하는 방식을 바꿨고 테러와의 전쟁 방식도 변화시켰다”고 자평했다.

팰런티어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고 기업 가치는 210억 달러에 달한다.

두 기업은 실리콘밸리의 이단아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두 기업은 과거 실리콘밸리가 방산업계에 거리를 두는 것을 비판하고 중국이 민간과 군사부문의 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이들의 약진은 이제 록히드마틴 등 거대 방산기업들의 입지도 위협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는 이들에 절호의 실험장”이라며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무너뜨렸듯이 미국의 거대한 방산기업에 도전하는 이들의 경쟁은 하이테크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상대로 선전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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