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검찰, 수년 묵힌 아난티 호텔-삼성생명 부동산 거래 의혹 수사 재개

입력 2023-02-20 16:43수정 2023-02-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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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검찰이 부동산 거래 비리 의혹을 받는 호텔 아난티와 삼성생명의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20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배임) 혐의를 받는 아난티 호텔 본사와 삼성생명 사무실, 아난티 경영진, 삼성생명 전 부동산사업부 임직원 주거지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아난티 호텔은 2009년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땅과 건물을 사들였다가 두 달도 되지 않아서 삼성생명에 넘겼다. 검찰은 아난티 호텔 측이 삼성생명 전 임원들과 유착해 해당 부동산을 비싸게 넘기고 그 과정에서 회사 돈을 횡령한 걸로 의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와 부동산등기부 등본 등에 따르면 2009년 4월 3일 아난티 호텔은 500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취득했다. 50억 원을 먼저 계약금으로 내고 잔금 450억 원은 6월 30일 납부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잔금 납부 예정일이 되기도 전인 6월 22일 삼성생명 측과 준공조건부 판매계약을 맺었다.

이곳에는 지하 7층, 지상 17층 규모의 건물이 준공되고 있었고 아난티 호텔은 2011년 말 준공 일정에 맞춰 매각 계획을 밝혔으나, 현금 유동성 조기 확보 등을 이유로 건물이 지어지기도 전인 2010년 12월 21일 ‘조기 중도인도’로 계약을 변경했다. 이후 아난티 호텔은 이 부동산을 삼성생명에 약 969억8978만 원의 가격으로 매각했다. 500억 원에 매입한 뒤 약 2배에 가까운 액수로 되판 것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임직원들 사이의 유착 또는 로비 의혹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난티 호텔과 삼성생명 관계자들은 각각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 수사는 금융감독원 의뢰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검찰은 2019년 금감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고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했으나, 이후 굵직한 사건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며 뒤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금감원은 허위공시나 이와 관련한 횡령 사건 등을 살펴보지만, 부동산 거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지는 않는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에서 아난티 호텔의 허위공시를 파악한 뒤, 그 배경으로 ‘뒷돈 거래’와 횡령 정황을 포착했다. 이후 부동산 거래 관련 문제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아난티 호텔과 삼성생명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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