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 “작년 좋았지만, 올해 경영환경 심각” 우려 한목소리

입력 2023-02-19 14:00수정 2023-02-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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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해외 진출까지…백화점 3사 ‘각자도생’

지난해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유통업계 빅3의 실적을 견인한 백화점이 올해는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아울러 코로나에 따른 보복 소비를 하던 소비자들은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 경영 환경 심상치 않아…상반기까지 예의주시”

19일 본지 취재 결과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으리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이 뒷걸음질 치지는 않겠지만 매출 성장세는 확연하게 줄어들 거로 본다”며 “특히 작년 기저효과 탓에 둔화하는 정도가 더 커 보일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출보다도 영업이익이 감소하지 않게 수익성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둔화의 우려는 작년 실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연간으로는 빅3 모두 호실적을 달성했으나 4분기부터 실적 정체가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9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9.9% 신장했다. 이중 백화점 영업이익은 4980억 원으로 타 사업부 손실을 만회했다. 특히 백화점 매출은 3조2320억 원으로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섰다. 신세계는 작년 645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현대백화점도 320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모두 백화점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하지만 4분기 실적만 떼놓고 보면 빅3 모두 신장세가 감소하거나 한풀 꺾였다. 롯데백화점은 4분기 매출이 89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770억 원으로 13.7%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도 매출은 5968억 원으로 5.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45억 원으로 9.9%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6686억 원으로 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99억 원으로 97억 원이 느는 데 그쳤다.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경제 둔화 신호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 심리 위축이 지속하는 등 경기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그린북의 ‘경기 둔화 우려 확대’에서 더 악화한 진단이다.

또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64로 집계돼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펜데믹 시기보다도 낮았다. 백화점 부문만 봐도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71에 머물렀다. 백화점은 코로나 기간에도 기준치인 100을 오가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올 1분기 급격히 내려갔다.

▲백화점 3사 CI.

◇오프라인 차별화 및 해외 진출로 경쟁력 제고

이에 따라 백화점 3사는 오프라인에서의 차별화와 디지털 전환을 비롯해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8월 베트남 하노이시에 여는 초대형 복합 테마 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에 상당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 이곳은 쇼핑몰, 호텔, 오피스 등을 아우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전년 대비 185.2% 급증한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잠실점을 국내 최대 쇼핑 타운으로 위상을 강화한다. 경험 소비에 대한 높아진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고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규모 팝업 및 이벤트를 지속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도 아트 페어, ESG 캠페인(리얼스, 리조이스)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브랜딩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추진한다. 우선 리뉴얼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한다. 강남점은 남성 럭셔리 장르를 대폭 확대하고 임시로 운영 중인 기존 면세구역의 개발 방향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전 장르에 걸친 리뉴얼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경기점은 올해 영화관을 새롭게 오픈한다. 센텀시티점도 럭셔리 강화를 필두로 모든 장르의 중심 격인 여성 패션 강화를 통해 지역 점포 최초 매출 2조 원 달성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

아울러 콘텐츠를 담은 어플, 업계 최초 NFT(대체불가능토큰) 발행 등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도 변화를 이어간다. 어플은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브랜드와 품목 확대, 오프라인 매장 혜택 강화 등을 통해 온라인 선물하기 키우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주요 점포 리뉴얼과 자체 편집숍 확대 등을 과감히 추진한다. 차별화된 콘텐츠로 고객 유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10월까지 6750㎡(2042평) 크기의 압구정본점 지하 1층 식품관을 프리미엄 다이닝 공간 콘셉트로 전면 재단장할 예정이다. 2004년 이후 19년 만의 전면 공사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 사업도 추진해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또 판교점, 목동점 등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대대적 리뉴얼 작업을 진행한다.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도 병행한다. 그 일환으로 업계 최초로 선보인 비건 뷰티 편집숍 ‘비클린’(B.CLEAN)은 연내 천호점, 중동점 등에 신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또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스트릿 패션 편집숍 ‘피어(PEER)’도 주요 점포에 신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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