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제로 달러 투어’도 환영”...中 여행객에 목마른 국가들

입력 2023-02-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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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서 돈 안쓰는 중국 여행객들
동남아, 현지 경제에 도움 안 돼 골머리
그러나 코로나로 수입 급감 위기
제로 달러 투어라도 마다할 수 없어

▲1월 24일(현지시간) 필리핀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환영 선물을 받고 있다. 마닐라(필리핀)/신화뉴시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인 관광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밉상’으로 꼽혔던 ‘제로 달러 투어’ 관광객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광업계 수입이 급감한 상황에서 밉상 관광객들이라도 없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팬데믹 전 동남아 국가들은 제로 달러 투어로 자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제로 달러 투어는 중국 여행사들이 초저가 상품을 판매한 뒤 결탁한 업체에서 돈을 쓰도록 유도하는 해외여행을 뜻한다. 현지 중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중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대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소비로 잡히지 않는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불법 영업을 부추긴 탓에 동남아 국가들은 ‘제로 달러 투어’ 근절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소득이 급감하자, 이제 제로 달러 투어도 환영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의 폴 프루앙칸은 “우리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얀마가 대표적이다. 2019년 미얀마를 찾은 중국인 여행객 수는 140만 명이 넘었지만, 작년 2만3000명으로 급감했다. 미얀마관광협회에 따르면 해외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현지 사업체의 약 절반이 문을 닫았다.

한 미얀마 여행사의 전무이사인 산다르 카위는 “중국인 관광객으로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없는 것보단 뭐든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제로 달러 투어 줄이기를 강조했던 베트남도 지금은 중국인 단체 여행객을 맞이할 준비에 분주하다. 베트남도 다낭 지역 호텔 30%가 팬데믹 기간 문을 닫는 등 관광 수입이 급감했다.

태국 관광가이드협회 회장도 “팬데믹 동안 관광 품질 개선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지만, 3년간의 여행객 급감에 익숙한 시나리오가 반복될 것 같다”며 “여행 고급화 전략은 뒷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해외 관광 재개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건 시간문제”라고 평가했다. 작년 말부터 정상화를 시작한 중국은 6일부터 태국 등 동남아 6개국을 포함한 20개국의 단체 여행을 허용했다.

팬데믹이 하늘길을 막기 전까지 중국인 해외 관광이 세계 관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계속 증가했다. 2019년 중국인들이 해외로 떠난 여행 건수는 1억5500만 건에 달했다. 당해 중국인 해외 여행객들은 세계 관광 지출의 16%에 달하는 소비를 했는데 이는 2010년 점유율의 두 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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