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투자공사(KIC), 지난해 38조원 투자 손실… 사상 최악 실적

입력 2023-02-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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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 수익률 -14.36%…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해
KIC "이례적으로 어려운 대외 투자 환경에서 기인"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해 38조원이 넘는 투자 손실을 냈다. KIC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어려운 대외 투자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수익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KIC로부터 받은 '2022년 투자현황·운용실적' 자료에 따르면 KIC의 작년 연간 투자손실액은 297억 달러(약 38조 원)에 이른다. 손실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악의 실적이다.

연간 총자산 수익률은 -14.36%로 2008년(-17.53%) 이래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 투자 수익률이 -17.58%(주식 -19.27%·채권 -16.65%)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2005년 출범 이후 누적 손익도 2021년 말 879억 달러(약 104조6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582억 달러(약 73조8000억 원)로 34%나 급감했고, 누적 연환산 수익률도 5.47%에서 4.12%로 1.35%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KIC의 자산 종류별 배분 비중을 보면, 주식과 채권이 각 38.3%와 31.5%를 차지하고 대체자산은 22.9%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재원을 위탁받아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운용 자산은 약 200조 원에 달한다.

양경숙 의원은 "KIC의 설립 목적은 정부와 한국은행, 공공기금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런 국부 펀드가 지난해 역대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공사의 투자 역량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저조한 실적에 대해 KIC 측은 이례적으로 어려운 대외 투자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충격, 가파른 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주식, 채권 등 자산 가격이 동시에 두자릿수 하락했다.

KIC 관계자는 "통상,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 하락 시 안전자산인 채권이 이를 방어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데, 지난해는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이 주식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의 양대 축이 동반 하락하는 어려운 투자 환경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실적을 발표한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14.1%), 네덜란드 연기금(ABP∙-17.6%) 등 해외 기관 투자자 역시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 달러화 강세가 KIC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외환 보유고를 운용하는 KIC는 달러화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산출한다. 작년 달러화 강세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산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KIC 관계자는 "올해는 고금리에 따른 채권 이자수익 확대, 주식시장 회복 국면에서의 주식 저가 매수 전략 등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수익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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