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한화솔루션·현대百, 주총서 엇갈린 결과…주주들의 진짜 속내는

입력 2023-02-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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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임시 주총서 인적분할 승인
현대백화점은 ‘부결’…“지주사 전환 재추진 없다”
‘자사주의 마법’이 결과 갈랐나…분할 후 기업가치 변화 여부도 주목

지난해 9월 인적분할을 결정한 한화솔루션과 현대백화점이 주주총회에서 엇갈린 결과를 받아들었다. 인적분할이 주주가치보다는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비판과 분할 이후 존속회사의 기업가치 변화 여부가 결과를 좌우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한화솔루션 임시 주주총회에서 갤러리아 부문(리테일 사업부)의 인적분할 안건이 통과됐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주식을 약 9(한화솔루션)대 1(한화갤러리아) 비율로 나눈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달 신규 상장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10일 임시 주총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참석 주주 중 35.1%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를 신설하고 현대백화점을 분할존속회사로 두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신설회사 주식을 기존 지분율대로 나눠 갖는 기업분할 방식이다. 물적분할보다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적지만, 자사주를 통해 오너의 지배력을 손쉽게 강화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명 ‘자사주의 마법’이다.

한화솔루션과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도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인적분할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전무가 한화갤러리아를 독립적으로 이끌게 되면서 승계 구도의 기틀이 잡혔다. 다만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자사주는 1.39%에 불과해 자사주의 마법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인적분할로 얻게 되는 현대백화점홀딩스 지분은 17.09%인데, 이후 현물출자를 통해 최대 34.18%까지 늘릴 수 있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정 회장이 출자한 지분과 자사주(6.61%)를 포함하면 24%에 달하는 현대백화점 지분을 갖게 된다. 즉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지는 구조다.

현대백화점은 인적분할 후 3년 이내 자사주 6.6%를 매입해 소각하고, 현대백화점홀딩스가 갖게 되는 자사주 6.6%도 1년 내로 소각하기로 했지만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추진 시에는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는 의사결정을 전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주주들이 인적분할 이후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기업가치의 변화에 주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리테일 부문을 떼어냄으로써 핵심사업인 태양광에 더욱 주력할 수 있게 됐지만, 현대백화점은 ‘알짜’ 계열사인 한무쇼핑이 분리되면서 기업가치 하락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에 대해 “화학, 신재생에너지와 무관한 사업부를 분할하고 핵심 사업 부문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계획을 백지화한 현대백화점에게 주어진 과제는 앞서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적분할 무산으로 시장의 우려 요인은 해소됐고, 향후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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