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치안·운송망 마비에 구조 차질…시리아 반군지역은 버림받아

입력 2023-02-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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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약탈·충돌 사건 늘어 구호활동 난항
공항 폐쇄 등 교통망 마비로 물품 전달 늦어져
시리아 정부, 반군 지역 접근 제한
“경제적 피해, 튀르키예 GDP 10% 달할 듯”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서 8일(현지시간) 약탈 용의자가 체포되고 있다. 하타이(튀르키예)/EPA연합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갈수록 급증하고, 72시간인 골든타임이 이미 지난 상황에서 국내외 구조대원들이 마지막 한 사람이라도 살리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튀르키예에서는 약탈과 절도, 심지어 총격전까지 일어나는 등 치안이 마비된 가운데 물류망 대혼란이 겹치면서 구조와 생존자 지원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지진 피해 지역에서 약탈, 전화사기 등 생존자들을 갈취하려 한 혐의로 체포된 사람이 최소 98명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한 남부 하타이주에서는 구호단체로 속여 트럭 6대분의 식량을 가로채려 한 사건도 발생했고, 일부 지역에선 총격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범죄 활동이 기승을 부리면서 독일과 이스라엘 등 일부 해외 구조대는 수색 작업을 중단했다. 독일 국제수색구조대(ISAR) 연방기술지원단(THW)은 전날 현지 보안 문제를 이유로 구조 작업을 중단했다. 이스라엘 응급자원봉사연합 소속 구조대원들도 이날 치안 악화에 따른 신변 위협에 귀국했다. 오스트리아군 재난구조대(AFDRU)도 전날 구조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공항 폐쇄 등 교통망 마비로 해외에서 들어온 구호 물품이 피해 현장까지 전달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이다. 활주로가 손상되지 않은 몇 안 되는 공항에선 병목 현상까지 발생했다. 가지안테프 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랍에미리트(UAE) 화물기는 30시간 동안 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기도 했다. 피해 중심지인 하타이 공항은 이날 다시 문을 열었다.

한편 시리아 지원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지진 피해 지역 중 상당수가 반군이 장악했던 지역으로, 시리아 정부가 이들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세계가 시리아 북서부 사람들을 실망하게 했다. 그들은 버림받았다고 느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실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튀르키예 재난관리국과 시리아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13일 오전 기준 양국의 지진 사망자는 3만5000명에 육박했다. 튀르키예 기업연합회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840억 달러(약 107조 원)로 튀르키예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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