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연준’에 박스권 코스피…개인-리서치, 증시전망 놓고 줄다리기

입력 2023-02-12 10:53수정 2023-02-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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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주체별 엇갈린 전망
올해 사들이던 외인 일부 ‘팔자’ 전환도
지난달 개인 순매수 1위 ‘곱버스’
증권사 코스피 밴드 상향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31.93포인트(1.30%) 오른 2483.64와 4.80원 오른 1260.10원을 각각 가리키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 냉온탕을 오가는 발언 속에 개인투자자와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국내 증시 전망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인버스 상품에 대거 투자하며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했다. 반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코스피 지수 밴드를 상향조정하며 증시 상승론에 힘을 실었다. 꾸준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간간이 순매도에 나서며 전보다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2400포인트를 회복한 지난달 25일부터 2420~2500포인트의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월 8.44% 상승한 뒤 2월 들어선 1.84%로 상승폭을 줄이며 눈치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연준 냉온탕 발언에 미 증시 혼조…외국인 순매수 주춤 눈치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건 연준 인사들의 발언 수위가 강약을 오가면서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는 인플레이션 둔화 움직임 속에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결정을 놓고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며 강한 랠리를 보였다. 그러나 여러 정책 결정자들이 매파적 메시지를 쏟아내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연준이 추가 긴축을 예고하고, 1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나오면서 추가 통화긴축 전망이 높아졌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 따르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25bp(bp=0.01%) 인상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그러나 5월 25bp 인상은 78% 확률로 예상됐다. 지난달 말 8%에 불과했던 6월 인상 가능성은 30%를 웃돈다. 연준이 금리를 3월 한 차례 더 인상하고 5월에는 동결하며, 금리인상 사이클이 1분기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시장의 시나리오가 흔들린 것이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증시를 혼란스럽게 했다. 파월 의장은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이 시작됐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고용시장이 계속 강하거나 물가가 계속 오르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발언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파월 의장의 냉온탕 발언에 따라 미국 증시는 상승과 하락을 오갔다.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의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외국인은 이달 6일 코스피 시장에서 3134억 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 기조를 보였다. 이어 7일에도 579억 원 순매도하며 이틀 연속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4번이다. 국내 지수를 견인한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 시장에 8조1290억 원가량 쏟아부었다.

개인, ‘인버스’ 사들이며 하락 베팅…증권사, 코스피 밴드 상향 수정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거꾸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에 돋을 묻었다. 개인은 1월에만 KODEX 200선물인버스 2X를 7108억 원어치 사들였다. 코스피 200지수를 반대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으로, 1월 한 달 동안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이었다.

개인은 2월 들어서도 2406억 원을 KODEX 200선물인버스 2X에 쏟아부었다. TIGER 200 선물인버스 2X(63억 원), KBSTAR 200 선물인버스 2X(5억 원), KOSEF 200 선물인버스 2X(2억 원) 등 코스피 곱버스 상품 5개 중 4개를 순매수했다. 이밖에 KODEX 코스닥 150선물인버스(706억 원), KODEX 인버스(294억 원) 등도 사들였다.

개인이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반면, 증권사들은 증시 전망을 상향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밴드를 2000~2650에서 2200~2800으로 상향조정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 밴드를 수정한 증권사가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과 자기자본비용(COE) 하락 가능성을 반영해 지수 상단을 높여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통화긴축 사이클이 후반부에 진입한 상황이므로 금리 수준은 작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COE 상승세도 약해질 공산이 크므로 연중 저점(2180.67)이 재차 깨질 확률은 낮다”며 “하반기를 향해 갈수록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통화긴축 불확실성 해소로 지수 레벨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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