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여아 친모, ‘아이 바꿔치기’ 혐의 무죄…징역 2년에 집유 3년

입력 2023-02-0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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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중심에 있는 친모 석 모 씨가 2021년 8월 17일 오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경북 구미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자아이의 친어머니로 밝혀진 석 모(50) 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2일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상균)는 미성년자약취,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 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석 씨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2년여 만에 수감 생활을 벗어나게 됐다. 석 씨는 2021년 3월 구속돼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이 재차 상고할 경우 석 씨에 대한 최종 판결은 대법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핵심 혐의인 아이 바꿔치기에 대한 미성년자약취죄에 무죄가 선고되며 형량은 징역 8년에서 대폭 낮아졌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에서 이미 유죄가 확정된 사체은닉미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검찰은 1, 2심 때와 같이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미성년자약취 혐의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약취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사체은닉미수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또 “추가 심리에서 한 유전자(DNA) 감정 결과로 숨진 여아가 피고인이 출산한 여아라는 것은 추정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DNA 감정 결과가 피고인이 다른 여아를 약취했다는 사실관계까지 인정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아이 바꿔치기와 관련해서는 “검찰이 피고인의 친딸이 출산한 무렵인 2018년 3월 피고인이 이 사건의 숨진 여아를 낳았을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를 제출했지만, 당시 아이를 출산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해 보인다”고 짚었다.

석 씨는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구미 한 산부인과에서 친딸인 김 모(24) 씨가 낳은 여아를 자신이 출산한 여아와 바꿔치기해 어딘가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2월 김 씨가 살던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기에 앞서 아이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려고 한 혐의도 있다.

석 씨는 재판에서 자신은 당시 아이를 낳지 않았고 바꿔치기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 2심 재판부는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이 바꿔치기 범행이 입증되지 않아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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