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192% 급등”…IPO 시장 ‘기지개’ 켜나

입력 2023-02-0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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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신규 상장사 4곳 평균 수익률…공모가 대비 117%
공모가 하향으로 가격 메리트↑
“중소형 공모주, 장기적 생존 측면에서는 고민해야”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중소형 공모주들이 상장에 성공하면서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상장 후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하는 등 긍정적 신호가 이어져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4곳의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이날 기준 38.75%다. 공모가 대비로는 평균 116.93%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같은 기간 공모가보다 191.7% 오르기도 했다.

앞서 시장은 컬리와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등 다수의 대형주가 상장 작업을 중단하면서 IPO 혹한기를 점쳤다. 그러나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중소형 공모주가 의외의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상황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하향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고 시장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콘텐츠나 AI, 로봇 등 성장업종에 속한 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반도체 유통 전문기업 미래반도체는 지난달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1576.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도 희망밴드 상단인 6000원에 확정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유통기업이라는 점 등이 매력적으로 부각되면서 미래반도체는 상장 후 올해 첫 ‘따상’ 종목에 올랐다.

물론 상장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종목도 있다. 공모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했지만, 상장 후 급등한 것이다.

티이엠씨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이 31.33대 1로 저조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최하단보다도 낮은 2만8000원에 확정됐고, 그 영향으로 일반투자자 경쟁률은 0.81대 1로 청약 미달 사태가 일어났다. 오브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은 98.5대 1, 일반투자자 경쟁률은 5.97대 1을 기록했고, 공모가도 희망가 하단인 1만8000원에 확정됐다.

그러나 두 종목 모두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오브젠은 코스닥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했다. IPO 과정에서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상장 후에는 저가 매력이 부각돼 주가가 오른 것이다.

IPO 시장 침체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급감했던 장외주식시장(K-OTC) 거래도 회복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중순 10억 원 대로 급감했으나, 현재 30억~40억 원대로 반등 중이다.

한편 중소형 공모주를 중심으로 한 상장 일정은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당장 이번 주만 해도 제이오와 샌즈랩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꿈비는 일반청약을, 삼기이브이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어 IPO 시장의 온기가 2월에도 지속할지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중소형 공모주의 생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기업 관점에서 상장의 주요 목적은 기업의 자금조달과 상장 전 해당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자금회수”라며 “자본시장이 활발하면 상장 취지에 맞게 자금조달과 회수가 원활하게 될 테지만,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는 수천 개의 상장사 사이에서 중소형 공모주들이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목적을 지속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상장사가 매우 많은 편인데, 이렇게 작은 종목들의 개수가 계속 늘어나는 게 과연 좋은 것인지는 고민해봐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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