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發 지각변동中] ‘발행·유통’ 분리 가이드라인에…코인사 vs 증권사 ‘탐색전’ 본격화

입력 2023-02-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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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유통위해 한국거래소 디지털증권 시장 추가 개설 전망
기존 코인 유통 지위 미허용 시, 코인거래소 수익 축소 '악재'
대형 증권사 "새 먹거리" 사업 박차, 코인업계, "협업땐 기회"

금융당국의 토큰 증권(STO·Security Token Offering) 허용 방침에 증권사와 가상자산 업계가 분주하다. STO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보고 빠르게 뛰어들 준비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곧 발표될 구체적인 발행·유통 체계 가이드라인을 기다리며 신중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곳도 있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STO 가이드라인에 발행·유통을 분리하는 내용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STO 유통은 한국거래소 디지털증권 시장을 추가로 개설하고 증권사가 거래를 중개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코인의 증권성 여부를 확인하고, 상장시킨다는 점과 기존 거래소에서 거래 중개하는 코인 수가 상당량인 점을 고려할 때, STO 정의가 명확해져도 수익에는 직접적인 영향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STO 유통이 한국거래소 산하 디지털증권 시장에서 이뤄질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 입장에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STO 정의에 따라 기존 코인이 STO로 분류되고 동시에 기존 거래소에 STO 유통 지위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미래 수익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로운 수익성 기대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발행 유통 과정에서 제한이 많아지면, 혁신적이고 빠른 서비스에 방점을 두고 준비하던 기업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사업 방향은)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는 부동산, 미술품 등으로 포함하는 것 같은데, 당국이 말하는 STO가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STO를 자본시장법으로 규율하면 기존 코인 거래소가 할 수 있는 영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에서는 시장 파이를 뺏길까 우려하는 걸로 알지만 증권사, 금융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면 코인 업계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 중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키움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이다. 키움증권은 1월 초 디지털자산리서치팀을 새롭게 꾸리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6일 블록체인 전문기업 페어스퀘어랩, 한국정보인증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증권형 토큰 발행과 유통 플랫폼 구축에 협업하기로 했다. 키움증권은 앞서 펀블, 세종텔레콤, 카사, 뮤직카우, 테사 등과도 조각투자 서비스 관련 업무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MTS ‘영웅문S#’에서 증권형 토큰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STO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로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증권형 토큰 플랫폼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개발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 발행과 온라인 지갑으로 분배, 스마트계약을 활용한 상품의 거래 및 호가, 주문, 체결 등 각종 기능 테스트를 마쳤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디지털전략본부에 블록체인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전담부서에는 현재 8명이 근무 중이며 점차 규모를 키워갈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조각투자와 STO를 아우르는 종합플랫폼 사업을 위해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핀테크 기업 에이판다와 추진하는 증권형 토큰 플랫폼 서비스는 작년 12월 정부의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미래에셋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STO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 투자 업계는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이 발표되면, 각사에서 물밑에서 준비 중인 사업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제도가 이제 도입되는 상황이라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치고 나갈지는 잘 모르겠다. 타사와 보조를 맞추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면 투자자가 3개 회사를 거쳐 가입해야 하는데 혼란이 생길 여지가 분명히 있다”면서 ”가이드라인이 나와봐야 구체적인 사업 방향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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