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기차 시장 가격 경쟁 본격화하나...테슬라 이어 포드도 전격 인하

▲포드의 머스탱 마하-E GT가 독일 뮌헨 오토쇼에 전시돼 있다. 뮌헨(독일)/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2위 업체 포드는 주력 전기차용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머스탱 마하-E’ 가격을 최대 8.8%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마린 자자 포드 최고고객책임자(CCO)는 “가격 인하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차량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포드 사업 계획의 일부”라며 “우린 누구에게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포드는 고객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통해 고객들에게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 중”이라며 “우린 스릴 넘치고 흥미로운 전기차를 계속해서 만들면서 모든 사람이 전기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테슬라의 모델Y와 직접적인 경쟁자로 여겨지는 머스탱 마하-E의 최소 가격은 4만6000달러(약 5664만 원)로, 옵션이 더해지면 6만 달러를 넘어선다. 가격 인하율은 차량 구성에 따라 최소 1.2%에서 최고 8.8%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가격으로는 600~5900달러 수준의 할인이다. 포드는 이미 차량을 구매하기로 하고 배송을 기다리는 고객들도 자동으로 가격 할인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새해 들어 테슬라가 일부 차량 가격을 20% 가까이 인하하는 등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선 가운데 나왔다. 포드는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판매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해 전체 시장 점유율은 7.6%로 테슬라의 약 65%와 큰 차이를 보였다.

테슬라는 지난 몇 달 동안 최소 4차례 가격을 인하했다. 특히 지난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가격 변화는 일반 소비자에게 정말 큰 차이를 만든다. 현재 우린 생산보다 거의 두 배 많은 주문을 보고 있다”며 가격 인하 효과를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그는 “가격이 정말 중요하다”며 “테슬라 차량을 사고 싶어도 여유가 없어 못사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이례적인 가격 인하에 회사 차량을 사전에 구매한 소비자들이 반발하기도 했지만, 가격 인하는 이제 업계 전반으로 번질 조짐을 보인다. 사실 그동안 전기차 시장에서 비싼 가격은 보급 확대의 걸림돌로 여겨졌다. 월가의 투자금과 정부의 보조금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에 가격 경쟁이 시작하면 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다만 지나친 출혈 경쟁은 자칫 전기차 산업 발전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존 머피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자동차 업계에 더 광범위한 전기차 가격 경쟁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며 “이 같은 가격 인하는 전기차 생산을 늘리려 노력하는 것만큼이나 사업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은 전기차 사업을 더 효율적으로 구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