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올해 첫 ‘조(兆)’ 단위 공모주…흥행 성공 여부 주목
작년 상장 철회 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일뱅크 등 재도전도 관심사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중 삼기이브이·스튜디오미르·꿈비·샌즈랩·제이오·오아시스 등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중 조(兆) 단위 대어로 꼽히는 곳은 오아시스가 유일하다. 이달 코스닥에 입성한 한주라이트메탈·티이엠씨·미래반도체·오브젠도 몸집이 크지 않은 중소형주다.
올해 IPO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던 대어급 기업들은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
올 초 현대삼호중공업과 컬리가 상장을 포기했고, 케이뱅크와 골프존카운티는 기한 내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상반기 IPO가 어려워졌다. 11번가 역시 예비심사 청구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대어들이 사라진 시장을 이끄는 건 중소형주들이다. 다만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면서 공모 과정에서 기업 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스튜디오미르·미래반도체·한주라이트메탈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밴드 최상단으로 확정하고, 일반 청약에서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도 흥행을 이어갔다.
반면 삼기이브이·오브젠·티이엠씨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두 자릿수에 그치며 밴드 하단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티이엠씨의 경우 일반 청약 경쟁률이 0.81대 1에 그치며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양호한 점은 긍정적이다. 27일 상장한 미래반도체는 올해 첫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지난 19일 함께 상장한 한주라이트메탈은 공모가(3100원) 대비 89.35%, 티이엠씨(2만8000원)는 25.5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IPO 시장의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하반기 이후 대어급 공모주가 부활할 것으로 전망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심사청구·심사승인 기업이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고, IPO 진행 가능성이 큰 일부 기업들의 상황, 시장 양극화 현상과 올해 증시의 ‘상저하고’ 전망 등을 반영하면 올해 최대 74개 수준의 신규 상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모빌리티·SK온·LG CNS·CJ올리브영·SSG닷컴 등이 올해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던 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일뱅크·SK쉴더스·원스토어 등이 재도전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관건은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가 될 전망이다. 새벽배송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강점이지만, 구주 매출 비중이 30% 정도로 높아 흥행에 불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오아시스는 내달 7~8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14~15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 뒤 같은 달 코스닥에 상장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500~3만9500원,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조2535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