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소비자, 짙어지는 비관론...불안감 커지는 4가지 이유

입력 2023-0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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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실질 임금, 21세기 첫 감소세...인플레 영향
고용시장 둔화세 뚜렷ㆍ은퇴 후 재정 불확실성은 커져
자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도 바닥

▲미국 뉴욕의 한 식료품점에서 고객이 식품을 고르고 있다. 뉴욕(미국)/신화뉴시스

전 세계 소비심리가 심상치 않다. 미국 미시간대학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심리는 지난해 6월에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나서 여전히 전년 대비 15% 밑돌고 있다. 유럽과 중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제정보사이트 트레이딩이코노믹스와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유럽과 중국 소비자심리도 지난해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어진 여파와 여전히 높은 에너지와 식량 가격에 각국 소비자들은 자국의 미래 경제 상황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다. 과열 수준까지 이르렀던 고용시장도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다.

이와 관련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가지의 경제지표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의 비관론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주요20개국(G20)과 전세계 평균 실질 임금 성장률. 단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첫 번째는 실질임금 상승률 지표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지난해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치솟는 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명목임금은 상승하긴 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당연히 실질 임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ILO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실질 월 임금은 지난해 상반기 0.9% 감소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세계 실질 임금이 감소한 것은 21세기 들어 처음이다. 이 수치에서 중국을 빼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월 실질 임금은 1.4% 떨어졌다.

실질 임금은 선진국에서 더 뚜렷하게 줄었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실질 임금은 무려 2.2% 떨어진 반면, 신흥국 실질 임금은 0.8% 소폭 올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 위치한 장비 렌탈 업체에 구인 광고가 붙어 있다. 서머빌(미국)/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고용시장도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인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123개 언어로 된 40만 개의 자료를 토대로 '일(job)'과 같은 고용시장과 관련 단어가 긍정적 또는 부정적 맥락에서 언급됐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고용시장과 관련한 사람들의 심리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도 그럴 것이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10개국 모두 고용 성장이 지난해 크게 둔화했다.

은퇴 후 재정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나타시스 센터 포 인베스터 인사이트가 매년 집계하는 세계 은퇴 지수(Global Retirement Index·GRI)는 지난해 최악의 한해 중 하나를 기록했다. 거의 모든 선진국의 국민이 안정된 은퇴생활을 확보하는 것이 1년 전보다 어려워졌다. 나티시스는 GRI가 하락한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영향과 선진국의 급속한 고령화를 꼽았다.

WSJ는 미국 소비자들의 자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미국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마이너스(-) 39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에는 -5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서는 미국 시민의 55%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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