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신용대출 금리 올려
1억 대출땐 월 이자 108만원 내야
서민들 급전창구 막히며 연체폭탄 우려
보험 회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해 말 최고 연 13%를 돌파했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졌고, 보험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데 따른 결과다.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들의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25일 생명ㆍ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무증빙형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KB손해보험이 13.11%로 가장 높았다. 전월 12.98%보다 0.13%포인트(p) 높아져 3개월 만에 13%를 다시 상회하게 됐다. KB손보 관계자는 신용대출 금리가 높은 이유에 대해 "중금리 대상군을 타깃으로 삼아 일반 시중은행 및 손보사에서 취급하지 않는 고객층까지 신용대출 대상을 확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손보사들도 전월 대비 금리가 높아졌다. 삼성화재는 연 8.32%로 전월 7.96%보다 0.36%p 상향됐고, 현대해상도 9.41%로 8.89%보다 0.52%p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 상승세는 생명보험사도 마찬가지다. 한화생명이 10.20%로 전월 10.10%보다 0.1%p높아졌고, 삼성생명도 전월 9.39%에서 9.46%로 상승했다.
대체적으로 전월 대비 금리가 올라간 이유는 기준금리(코픽스신잔액)의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다만 보험사는 2금융권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급전 창구여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용대출의 무증빙형은 개인 신용점수나 보험료 납입실적 등 비교적 간단한 정보를 바탕으로 콜센터를 통해 약 5분 안에 대출하는 상품이라 급전이 필요한 서민층이 자주 이용한다. 무증빙형의 금리가 소득증빙형의 최대 두 배를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중저신용자의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의 주담대 금리는 이달 들어 대체로 낮아지는 분위기지만, 몇몇 보험사는 아직 7%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분할상환식 주담대의 당월최고금리는 7.02%, 교보생명은 7.05%로 나타났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최근 2주 사이 1%p가량 내려 8%를 넘어섰던 대출금리 상단이 6%대로 낮아졌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방법 등으로 대출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보험사들도 금리 인하 흐름에 따라 내달부턴 본격적인 하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보험사들은 늘어나는 가계대출 잔액을 줄여 대출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보험사의 가계대출 채권 잔액은 129조5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7000억 원가량 늘어났다. 보험사들이 주담대와 마찬가지로 가계대출인 보험약관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판매 경로를 줄이는 등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업계 전체가 자금확충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소극적인 대출 취급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금조달에 불안요소가 여전해 대출을 적극적으로 내주기 힘들다는 얘기다.
문제는 서민들이 돈을 구할 구멍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2금융권인 보험사에서도 돈 빌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진짜 대출이 필요한 이들이 갈 곳이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