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타델, 헤지펀드 업계 사상 최대 투자수익…“‘얼터너티브 데이터’에 답 있다”

입력 2023-01-24 17:25수정 2023-01-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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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억 달러로 2007년 기록 뛰어넘어
투자수익률 38% 달해
업계 총 2080억 달러 손실과 대조
위성사진·SNS·기후 관련 빅데이터 등 활용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5월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켄 연구소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베벌리힐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월가의 큰손’으로 불리는 켄 그리핀이 이끄는 시타델이 글로벌 헤지펀드 업계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하면서 투자 성공 비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금융업체 LCH인베스트먼트의 집계를 인용해 시타델이 지난해에만 160억 달러(약 20조 원)의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상위 20개 헤지펀드의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이 총 224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시타델이 전체 수익의 71%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특히 시타델의 지난해 성적은 2007년 폴슨앤컴퍼니를 이끄는 억만장자 존 폴슨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에 베팅해 연간 156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시타델의 주력 헤지펀드는 지난해 주식에서 채권, 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 결과 지난해 38%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용, 채권, 매크로(거시 경제), 퀀트 등으로 투자 방식을 다각화한 게 투자 성공 비결로 꼽힌다. 시타델은 사상 최고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약 85억 달러의 이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했다.

같은 기간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는 62억 달러의 수익을 냈고, DE쇼와 밀레니엄은 각각 82억 달러, 80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시타델이 업계 역사상 최고 이익을 거둔 것은 지난해 주식과 채권시장의 동시 급락으로 헤지펀드 업계가 총 208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LCH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20개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3.4%였던 반면 나머지는 마이너스(-) 8.2%를 기록했다.

시타델이 지난해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도 이 같은 탁월한 성적을 낸 비결로는 ‘얼터너티브(대체) 투자’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지펀드 업계에서 원래 대체 투자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 대상 이외의 투자상품이나 투자전략을 말한다. 시타델은 그중에서도 일반적인 경제지표가 아닌 ‘얼터너티브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투자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예를 들어 소매업체 POS(판매 시점 정보 관리) 데이터와 위성 이미지를 사용한 위치 정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글 등을 데이터화해 투자대상 기업 실적과 원자재 시세를 전망하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시타델은 최근 기후 관련 빅데이터를 상품 선물의 가격 변동 예측에 활용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구온난화 가속으로 세계 각지에서 홍수나 가뭄 등 기후변화가 한층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에 착안해 기상학 박사가 이끄는 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릭 소퍼 LCH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시타델처럼 멀티전략을 구사하는 일부 대형 헤지펀드가 다시 한번 가장 큰 수익을 올렸다”면서 “최근 몇 년 간 자산 가격 상승에 의존하지 않는 전략을 통해 강력한 이익을 창출하면서 한층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체 투자’가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무시할 수 없는 투자 전략이 되고 있으며, 연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들은 높은 수수료에도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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