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주자③] 장고 들어간 나경원·유승민...그들의 선택은?

입력 2023-0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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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설 연휴 끝난 뒤 보수 상징적인 곳에서 출마 가닥
“머지 않은 봄 기다려” 유승민...출마 여부 촉각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2023년 동작구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판을 흔들 잠룡이 남아 있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이른바 ‘비윤계’(비윤석열)로 낙인 찍힌 거물급 정치인이다. 오랜 기간 보수 정당을 지켜온 터줏대감으로 이들이 전당대회 당권 주자로 나선다면 판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전의에 불타는 ‘나다르크’...보수 상징 장소서 출마 가닥

나 전 의원은 최근 전당대회 가장 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에서 동시에 해임했다. 임명한 지 3개월 만이자 윤 정부의 장관급 공직자 중 첫 사례였다.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은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직의 해임이 윤 대통령 의사가 아닌 친윤계(친윤석열)계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17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명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규탄 성명서를 내면서 나 전 의원은 수세에 몰렸다. 3일간 나 전 의원은 숙고에 들어갔다.

이러한 십자포화에도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직후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여전히 전의에 불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설 연휴 기간 조용히 지내고, 대통령이 귀국하신 이후 연휴가 끝나고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정치적 입지를 어떻게 잡느냐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이 취하는 ‘윤 대통령과 가까이, 윤핵관과는 멀리’ 전략은 지난해 7월 본인이 했던 전략”이라며 “나경원 의원도 지금 자기가 내심 알아야 될 것이다. 장제원 의원이 주체인지 수단인지 도구인지 아니면 뭔지를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메시지를 선명하게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윤몰이’ 끄덕 않던 유승민...‘유치타’로 등판할까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지자들이 지어준 애칭인 '유치타' 인형을 이준석 대표에게 선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7. photo@newsis.com

유승민 의원은 11일 영남일보 유튜브에 출연한 이후 공식 행보를 멈췄다. 당시 유 전 의원은 “송구하지만, 이번 만큼은 충분히 생각하겠다. 스스로 신념, 확신이 생기면 움직이겠다”고 말한 뒤 장고에 들어갔다. 같은 날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토론회에서는 “길게 끌지는 않을 것”이라며 2월 초 전에는 출마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여론조사가 시작될 때부터 줄곧 1위를 달렸었다. 특히 지난해 10월 10일 대구·경북(TK) 지역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배신자 프레임이 벗겨진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영남일보·KBS대구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대구시민과 경북도민 1608명(각각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유 전 의원은 23.5% 지지율을 기록하며 1위를 했다. 뒤이어 나경원(15.9%), 안철수(15.8%), 주호영(13.6%) 순으로 집계됐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경선룰을 ‘당원 투표 100%’로 변경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유 전 의원은 “축구 하다가 갑자기 골대 옮기는 법이 어딨냐”며 “유승민 한 명을 이겨보겠다고 지금 전대 룰인 7 대 3을 9 대 1로 바꾸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삼류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당심’보다 ‘민심’에서 앞섰던 만큼 유 전 의원의 출마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참가에 의미를 두는 정치적 체급이 아니다”며 “전통적 당원들한테는 '유승민 비호감' 현상이 오래 지속돼 있어 단시일 내 바꾸기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준석 전 대표는 “안 나갈 거면 벌써 얘기했을 것”이라며 출마를 예측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먹고 살기 어려운 모든 분들께 따뜻한 위로를 드리고 새해 우리 정치가 민생을 해결하고 경제를 살리는 역할에 충실하기를 기대한다”며 연휴 인사를 전했다. 나아가 “머지 않은 봄을 기다리면서, 우리 모두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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