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 반도체 규제 시작부터 휘청…네덜란드 반기

입력 2023-01-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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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 장관 “수출통제 당장 받아들이지 않을 것”
“한국 등과도 논의”
바이든-뤼터 네덜란드 총리 회동 앞두고 나온 발언
대중국 수출통제 실효성 위해선 동맹국 협조 필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흑인인권단체 내셔널액션네트워크(NAN)가 주최한 ‘마틴 루서 킹 데이’ 기념 조찬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동맹국과 함께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겠다는 미국의 계획이 시작부터 어긋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제 슈라인마허 네덜란드 외교통상부 장관은 전날 TV 시사프로그램인 바위텐호프에 출연해 “반도체 제조 기술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한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대만, 독일, 프랑스와도 미국 수출통제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미국 정부가 반도체 장비기업 ASML 등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공급을 차단하는 규제를 도입하려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ASML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중국에 최신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지 않지만, 대신 2021년부터는 중국에 20억 유로(약 2조6800억 원) 상당의 구식 설비를 판매했다.

특히 슈라인마허 장관의 이번 발언은 마르크 뤼터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수출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17일 미국 방문길에 오른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반도체 제조 기술 발전을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반도체 및 관련 제조 장비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중국의 36개 기업을 수출 통제 명단에 포함하는 등 대중국 공급망 제재를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수출 통제 조치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일본과 네덜란드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기술을 보유한 동맹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수출통제 규제에 대한 각국의 셈법은 복잡하다. 당장 ASML은 미국 수출 통제로 회사 매출의 약 5%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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