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전은 시작됐다...푸틴 이후 노린 ‘갱’들의 전쟁

입력 2023-01-17 15:36수정 2023-01-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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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0년 9월 20일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인 ‘와그너그룹’ 소유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공장을 방문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에서 내전이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내전이 정치·민족·종교적 갈등이 아닌 돈을 두고 벌이는 '갱들의 전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에 따르면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인 ‘와그너그룹’을 소유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규군을 겨냥해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치열하게 맞붙은 솔레다르 전투에서 러시아군이 탄약 부족으로 고전했다며,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사령관에 임명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총참모장을 이례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와그너의 솔레다르 전투 성과를 러시아군 장성이 훔쳐가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와그너그룹은 최근 자신들이 솔레다르를 함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와그너그룹은 러시아군이 병력 부족으로 고전하자 죄수까지 동원해 최전선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프리고진 같은 인물들이 러시아 정치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권력자나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민간 보안군을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 법 위에 군림하던 이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장과 함께 막을 내렸다. 원칙상 러시아에서 모든 용병 활동은 불법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활동이 묵인된 것을 넘어서 세력을 확장 중이다. 프리고진 사례처럼 정규군과 권력 다툼까지 벌이고 있다.

미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정치평론가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는 “러시아 엘리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패배가 다가오고 있고 푸틴 시대가 끝났다고 믿고 있다”며 “다음에 다가올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권력과 자산을 보호하고 정권 붕괴 후 이권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전쟁 강경론자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수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신의 군대 투입을 꺼리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중에 필요한 때를 대비해 ‘아껴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피온트코프스키는 러시아 내전이 정치적 노선 분쟁이나 지역·민족·종교적 갈등이 아닌 ‘돈’을 놓고 싸우는 갱들의 전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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