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 길들이기 끝나가나...디디추싱, 1년반만에 신규가입 재개

입력 2023-01-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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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뉴욕증시 상장 강행했다가 당국에 찍혀
최근 당국 기조 변화...앤트그룹, 자금조달 계획 승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거래 전광판에 디디추싱 로고가 보인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를 받았던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이 19개월 만에 신규 가입자 등록을 재개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디디추싱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SNS)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1년여간 국가 사이버 보안 심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조사 중 발견된 보안 문제를 시정했다"면서 "사이버 보안 규제 당국으로부터 신규 가입자 등록을 재개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 이날부터 신규 가입자 등록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플랫폼과 빅데이터 보안을 보장하고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디디추싱의 신규 가입자 등록은 당국의 규제가 시작된 지 1년 반 만에 재개된 것이다. 디디추싱은 데이터 유출을 우려한 당국의 경고에도 2021년 6월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했다가 당국의 견제를 받게 됐다. 디디추싱이 뉴욕증시 상장으로 보유한 방대한 이용자 정보가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고 이는 곧 국가 안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주장이었다.

이에 중국 규제 당국은 디디추싱이 뉴욕에서 기업공개(IPO)를 한 지 며칠 후인 2021년 7월 개인정보 수집 및 사용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이유로 회사에 대한 데이터 보안 심사에 착수했다. 또한

구글플레이스토어 등에서 디디추싱 앱을 퇴출한 데 이어 신규 가입자 등록도 금지했다. 결국, 디디추싱은 뉴욕증시 상장 11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자진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중국 당국은 국가 사이버 안보, 데이터 안보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디디추싱에 약 12억 달러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신규 가입자 등록 재개는 디디추싱이 홍콩에서 재상장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이번 결정은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길들이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빅테크 규제의 대표적 표적이 되며 증시 상장이 돌연 중단됐던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이 최근 당국으로부터 자본조달 계획을 승인받았고, 지난 10일에는 알리바바 본사가 위치한 항저우시와 알리바바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발표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빅테크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면서 기조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캐서린 림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디디추싱의 신규 가입자 등록 재개는 중국 당국이 자국 기술 섹터에 요구했던 개혁이 거의 마무리돼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초기 신호"라면서 "올해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와 같은 중국 빅테크 운영에 대한 차질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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