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책임”… 외교 분투에 방점 맞춘 '샘물교회' 사건 '교섭'

입력 2023-01-1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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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2007년 한국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샘물교회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을 영화화한 ‘교섭’이 13일 메가박스 코에스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의 논란보다는 한국인을 구출하기 위한 외교부 교섭관과 국정원 요원의 분투에 방점을 뒀다.

13일 언론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임순례 감독은 “어느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굉장히 민감한 소재일 수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탈레반이라는 굉장히 잔혹한 집단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사명을 지닌 공무원들의 이야기로 ‘국가의 책임’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보면 이색적인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연출 취지를 전했다.

‘교섭’은 9.11테러 이후 경색된 세계 외교 국면에서 선교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한 우리 국민이 탈레반에게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외교적 명분을 중요시하는 외교부 교섭관 재호(황정민)와 현지 사정에 따라 융통성 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은 쉽게 가까워지지 못하지만,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살테러나 탈레반 사칭 사기 행각 등의 위험을 헤쳐나가면서 힘을 합치게 된다.

▲'교섭' 촬영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는 2007년 당시 납치됐던 사람들을 향한 국내의 비판 여론이나 정부의 협상 대응 방식을 두고 벌어졌던 사회적 갑론을박은 완전히 배제한 채로, 목숨을 걸고 우리 국민을 구하려는 주인공들의 사명감 넘치는 활약을 긴박감 있게 다루는 데 집중한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재호 역의 황정민은 민감한 사회적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 “임순례 감독은 ‘와이키키 브라더스’때 내가 영화 일을 할 수 있도록 포문을 열어주신 분”이라고 답하면서 “대본도 읽기 전에 하겠다고 답했다”고 작품 선택의 배경을 전했다.

황정민은 “재호는 허구의 인물이기 때문에, 이 나라의 대표로서 사람을 구해내야 한다는 (심정적) 에너지를 어떤 식으로 정확하게 표현하느냐가 가장 중요했다”고 전했다.

대식 역의 현빈 역시 맡은 인물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답하면서 “민감한 소재를 다룬다고 해서 (그것이 출연 결정을) 좌지우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교섭' 촬영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교섭’은 아프가니스탄과 비슷한 환경을 연출할 수 있는 요르단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임 감독은 “지리적으로도 비슷하고 중동에서도 가장 안전한 나라”라면서 “할리우드에서 (이미) 많은 영화를 찍었기 때문에 영화 산업에 관한 인프라도 많이 갖춰져 있어 최적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교섭’은 피랍된 이들이 갇혀 있는 동굴, 탈레반과의 교섭이 진행되는 사막, 혼잡하고 무질서한 도심 등 현실감 있는 배경 연출에 공을 들였다.

사기범을 제압하는 현빈의 차량 액션 신, 탈레반 지도부와 직접 벼랑 끝 협상을 벌이는 황정민의 ‘구강 액션’ 신 등도 영화적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다만 서로 다른 행동 방식을 지닌 두 주인공이 가까워지는 과정이나, ‘대의를 위해 목숨도 바친다’는 인물들의 태도 등 드라마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다소 교과서적으로 구현된 감도 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성향의 재호와 대식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주는 천연덕스러운 현지 통역가 카심 역을 맡아 감초 역을 수행한 강기영은 “조금이나마 윤활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연기 소감을 전했다.

‘교섭’ 18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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