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마지막 국왕 콘스탄티노스 2세, 82세 일기로 별세

입력 2023-01-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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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역사상 가장 격동기에 재임
오랜 망명 생활 후 그리스 정착
찰스 3세 영국 국왕과는 사촌지간
말년까지 자신을 왕, 자녀들을 왕자와 공주로 칭해

▲콘스탄티노스 2세 전 그리스 국왕이 2014년 9월 18일(현지시간) 아테네 인근 행사장에 참석했다. 피레아스(그리스)AP뉴시스
그리스의 마지막 국왕 콘스탄티노스 2세가 10일(현지시간) 8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콘스탄티노스 2세 전 국왕은 그리스 아테네의 한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콘스탄티노스 2세는 지난주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사망 원인은 뇌졸중으로 전해졌다.

그는 1964년 23세의 나이로 즉위해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왕정을 폐지, 공화정을 채택한 1973년까지 그리스 마지막 국왕을 지냈다. 콘스탄티노스 2세가 재위한 9년은 그리스 정치사에서 가장 격동기로 꼽힌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1940년 왕세손으로 출생한 콘스탄티노스 2세는 즉위 당시 이미 1960년 로마올림픽 요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스포츠 스타로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듬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요르요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중도 연합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국민의 신망을 잃었다.

▲콘스탄티노스 2세 전 그리스 국왕과 그의 아내 안나마리아 전 왕비가 1964년 7월 그리스 코르푸 섬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AP뉴시스
그리스 역사에 ‘배신’으로 낙인찍힌 해당 사건은 나라의 헌법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이는 1967년 군부 쿠데타로 이어졌다. 콘스탄티누스 2세를 포함한 여러 파벌이 쿠데타와 역쿠데타를 반복한 끝에 콘스탄티누스 2세는 강제로 추방당했고, 1973년 군부 독재 정권은 군주제 폐지를 선언했다.

1974년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자리 잡은 콘스탄티노스 카라만리스 총리의 통치 체제에서 국민투표를 진행한 결과 약 70%가 공화정에 투표함에 따라 군주제가 공식적으로 폐지됐다. 이후 그는 해외에서 망명 생활을 이어갔고, 왕정 복귀를 경계하는 여론이 지속됨에 따라 정치적 논란이 잦아든 2010년에서야 그리스에 정착할 수 있었다.

콘스탄티노스 2세는 망명 생활의 대부분을 영국 런던에서 보냈다. 그는 그리스 태생인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의 조카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는 사촌지간이다. 그는 말년까지도 그리스가 공화국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스스로 그리스의 왕으로, 자녀들을 왕자와 공주로 칭했다. 유족으로는 덴마크 왕실 출신인 아내 안나마리아 전 왕비와 자녀 5명, 손자 9명이 있다. 안나마리아 전 왕비는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의 막냇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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