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찬 ‘스토킹 보복살인’…대법, 징역 40년 확정

입력 2023-01-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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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보호 받던 전 여자 친구 살해 혐의
1심, 징역 35년 선고…2심 40년 “5년↑”
‘형량 過多’ 주장에…대법원 “상고 기각”

전 여자 친구를 스토킹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병찬에 대해 징역 4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보복협박 등),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 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이 선고한 형량인 징역 40년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 스토킹 피해를 수차례 신고해 신변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병찬이 지난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병찬은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 친구인 30대 A 씨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A 씨는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로 긴급구조 요청을 보냈으나 경찰은 12분 뒤에 도착했다. 얼굴 등을 심하게 다친 상태로 발견된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김병찬은 범행 다음날 대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검거됐다.

김병찬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도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휴대전화 등 디지털 포렌식 결과 범행 방법과 도구 등을 검색한 사실이 파악됐다. 김병찬은 접근금지 조치를 위반하고 A 씨에게 접근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은 김병찬이 흉기와 살해 방법을 미리 조사‧준비했다며 계획적인 보복 살인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김병찬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을 함께 명령했다.

2심은 “피고인은 전 연인이 결별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혔고, 공권력 개입 이후 구체적 살인 계획을 세우거나 피해자를 위협했다”며 징역 5년이 가중된 징역 4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을 명령했다.

김병찬은 보복살인 혐의에 관한 형량으로 징역 40년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상고 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징역 4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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