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故이예람 군 성추행 중사에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2년’ 구형

입력 2023-01-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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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20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서 이 중사 부친이 추모객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전 공군 중사 장 모(25·구속) 씨가 추가 기소된 명예 훼손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정진아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장 씨가 방어권 행사라는 미명 아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저질렀다. 이런 그릇된 악습에 경종을 울리기 바란다”며 장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동료들에게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신고당했다’ ‘선배님들도 여군 조심하라’ 등으로 발언해 피해자로부터 억울하게 신고당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절대 용납되어선 안 되는 명백한 2차 가해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심리 부검 감정서에도 알 수 있듯이 피해자를 둘러싼 조직 내의 부정적 시선으로 인해 군 조직에 융화될 수 없겠다는 극심한 부담감과 좌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군대에 있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치부하고, 피해자를 예민하고 조직을 위협하는 문제의 인간으로 바라보는 동료들의 시선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입혔다. (이 같은 피고인의 발언은) 피해자에 대해 주변의 부정적 시선을 받게 한 중대한 범죄”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 변호사는 “먼저 피해자인 고 이예람 중사에 대해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만 피고인이 뱉은 말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축소하고 싶고, 합리화하고 싶은 마음에 한 자기변명에 불과하다. 피고인이 공소장에 적힌 표현의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고, 이미 관련 범죄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점을 감안해달라”고 설명했다.

명예훼손죄를 구성하는 사실적시와 공연성 요건이 성립되지 않고, 피해자가 허위로 신고했다는 취지로 해석해 피고인을 기소한 것이 과도하다는 게 변호인 측 설명이다.

이날 방청석에 나온 고 이 중사 아버지는 재판 내내 장 씨를 바라보며 분노했다. 그는 재판부에 “대법원 7년형도 억울하다. 그 이상 주실 수 있으면 주시라. 법대로 처리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장 씨는 고 이 중사에 대한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군사법원 1심에서 징역 9년, 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9월 29일에 열린 상고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기소돼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장 씨에 대한 선고는 내달 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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