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어닝시즌 본격 개막 앞두고 눈높이 대폭 낮춰

입력 2023-01-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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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기업, 2020년 이후 첫 매출 감소 전망
비용 절감 위한 구조조정 등 기업 환경 어려움 반영
“기업 비용 전가 고객이 얼마나 버티는지가 관건”

▲S&P500기업 분기별 매출 증가율. 기준 전년 대비. 단위 %. 지난해 4분기 추정치 -4.1%.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어닝시즌이 이번 주 월가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실적 발표에 앞서 기업들이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 움직임을 미리 보인 터라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은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S&P500 기업들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는 2021년 4분기 31% 급증에서 크게 뒤바뀐 결과다.

자산운용사 지라드의 티모시 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미국이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며 “문제는 연착륙과 경착륙의 차이와 그걸 어떻게 식별할 수 있는지”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은 비용 증가와 금리 상승, 강달러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팬데믹 기간 불어난 수요에 힘입어 급성장했던 아마존과 메타, 세일즈포스 등 빅테크 기업들은 이제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지난 연말 수천 명을 해고한 아마존은 이달 감원 계획을 총 1만8000명 이상으로 크게 확대했으며 세일즈포스도 최근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8000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프라임캐피털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의 스콧 두바 CIO는 “아마도 빅테크를 넘어 계속해서 해고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우린 의료와 필수 소비재, 유틸리티처럼 전통적인 방어 섹터의 비중을 확대하고 기술주와 같은 성장주는 추가할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엔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은행을 비롯해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헬스 등이 지난해 마지막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최근 공개된 실적들은 다소 엇갈렸다. 나이키는 11월로 끝난 2023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17% 증가했고 주당순이익은 0.85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0.64달러를 웃돌았다. 나이키 측은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동안 우린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가격 인상 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류업체 콘스텔레이션브랜드는 11월 끝난 2023 회계연도 3분기 주당순익이 2.46달러를 기록해 1년 전 기록한 2.50달러보다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맥주 사업 영업이익률은 41.3%에서 37.5%로 낮아졌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단행한 맥주 가격 인상을 매출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WSJ는 “시장의 핵심 질문은 기업이 높은 비용을 전가하려고 할 때 고객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어닝시즌 시작과 함께 커다란 시험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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