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IPO 한파]②IPO 적정 공모가 산정, 수요예측 기간 늘리면 끝?…실효성 도마 위

입력 2023-01-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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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추진하는 IPO 제도 개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실 있는 수요예측을 위해 사전 수요조사, 기간 연장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 73개사 중 현재 주가(6일 종가 기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곳은 총 48개로 나타났다. 10곳 중 6곳 이상은 공모가가 고평가된 상태라는 의미다. 나머지 25개사는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가 평균 60.02% 높았다.

이처럼 공모가와 실제 주가 사이의 괴리가 벌어지면서 ‘적정 공모가’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속적인 공모주 저평가는 투자자들의 과도한 쏠림을 초래할 수 있는 반면 빈번한 고평가는 투자 위험을 부각시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제도 손질에 나섰다. 관행적으로 2일간 진행되던 수요예측 기간을 7일 내외로 연장하고, 증권신고서 제출 전 사전 수요조사를 허용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수요예측 기간을 늘린다고 해도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투자자가 주관을 갖고 결정하기보다 주변 분위기를 보고 막바지에 판단하는 게 대부분의 현실”이라며 “마지막 날 세 시간 사이에 상당 물량이 몰릴 확률이 크다”고 전했다.

이미 증권사가 공모가를 산정하기 전에 비공식적으로 수요를 파악하고 있는 만큼, 관건은 ‘코너스톤투자자 제도’ 도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너스톤투자자 제도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일부 공모주 물량을 미리 배정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사전 수요조사를 허용하는 방안과 코너스톤투자자 제도 도입을 연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수월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 제출 전 모집·매출(50인 이상 청약의 권유)을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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