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선물” 이기영 말에…전문가 “센 척하면서 수사 즐기고 있어”

입력 2023-01-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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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경찰의 수사 과정을 즐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쇄 살인마가 전형적으로 보이는 자기 과시지만,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인물에게 범죄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요청은 이기영의 이중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4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이기영은 자신의 진술에 경찰 수사가 좌우되고 있는 상황을 즐기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검찰에 송치되기 전 나름의 성의를 표시할 목적에서 땅에 묻었다고 번복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했다.

진행자가 이기영의 ‘내가 경찰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발언의 의미를 묻자 곽 교수는 “이 사람의 행동과 말의 특징이 허세”라며 “범죄자임에도 마치 자신이 사건 해결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모습으로 포장하려는, 굉장히 센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도살인 행위를 저지른 범죄자임에도 여러 사람을 죽인 연쇄살인범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곽 교수는 연쇄살인범을 쾌락추구형·사회불만형·권력형으로 분류하면서 이기영에 대해서는 “이 세 가지 유형 중에 딱 맞는 건 없다”라며 “사회불만형에 일부 가까운 자포자기형의 범죄자 모습도 보이지만 결국은 금전을 갈취하기 위한 그런 목적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해석했다.

이어 “살인 범죄에 대한 마음 억제력과 양심의 문지방이 있는데 첫 번째 살인으로 그걸 넘어버리면서 두 번째는 낮아졌다”라며 “음주운전 후에 사고 난 후 수습하기 위해서도 살인의 하기 쉬워진 상태가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경찰에 보인 살인마의 행동과 달리, 주변 인물에게 범죄 사실을 알리기는 꺼렸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모에게 알리지 말라는 것은 이중적인 면모”라며 “가족이나 가까운 주변 인물에게 나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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