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무노조 경영’ 깨져…미국 근로자들 첫 노조 결성

입력 2023-01-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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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게임 자회사 제니맥스 근로자 과반 노조 설립 찬성

▲마이크로소프트(MS) 로고 너머로 액티비전블리자드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근로자들이 3일(현지시간) 첫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통신근로자노동조합(CWA)은 이날 MS의 비디오게임 자회사인 제니맥스 스튜디오 근로자 300명 중 과반이 노조 설립에 찬성하면서 노조가 결성됐다고 밝혔다. 이번 노조 결성은 제니맥스에서 게임 품질 테스트를 담당한 직원들이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맥스는 '엘더스크롤'과 '폴아웃', '둠' 등의 인기 게임 시리즈로 잘 알려진 업체로, 2021년 MS에 인수됐다. MS 미국 사업장에서 노조가 설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국 비디오 게임 업계 자체에 노조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스 쉘튼 CWA 회장은 "다른 비디오게임 업체들이나 빅테크 기업들은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하려고 하면 직원들을 공격하며 사기를 떨어뜨리는 선택을 한다"면서 "하지만 MS는 기업문화와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업계의 모델이 되는 다른 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MS는 지난해 6월 CWA와 노동 중립 협약을 체결하면서 업계에서 이례적인 사례를 남겼다. MS가 노조 가입 의사를 밝힌 직원들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근로자들이 공개적으로 노조 결성을 논의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이 협약의 주요 내용이다. 이는 지난해 아마존이 노조 결성 추진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던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이에 대해 WSJ는 MS가 대형 게임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에 나서며 친(親)노조 행보를 보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블리자드는 2021년 사내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로 큰 홍역을 치르는 과정에서 노조 활동이 본격화했고, 이후 지난해 1월 MS는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여론 등을 고려해 블리자드 노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MS의 블리자드 인수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시장 경쟁 저해를 우려한 당국 때문에 제동에 걸린 상태다.

회사 측은 이번 노조 설립이 기업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는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MS와 제니맥스 대변인은 "우리는 단체 교섭 협약을 위해 노력하면서 선의의 협상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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