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 韓 진출 재시동…'넘사벽' 규제에 M&A 성사 난망

입력 2023-01-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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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바이낸스의 국내 거래소 인수 소문 무성
한국, 가상자산 거래 활발해 해외 거래소 먹거리로 매력적인 장소
외국인 투자 불허ㆍ오더북 공유 조건 등 거래량 확보 가능여부 미지수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부터 국내 복수의 가상자산 거래소와 만남을 추진해 왔다. 시장에서는 한국의 많은 거래량은 매력적이지만 강한 규제는 차후 사업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국내 중견ㆍ중소 거래소를 만나며 인수 논의 중이다. 같은 날 코인힐스에 따르면 한국은 글로벌 비트코인(BTC) 거래량 2위를 기록 중이다.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은 글로벌 거래량 1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국내 거래소 입장에서도 바이낸스와의 인수합병은 호재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 중 약 90%는 업비트와 빗썸으로 양분된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주요 수익은 거래 수수료에서 나온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 하락세로 거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중견ㆍ중소 거래소 입장에서 바이낸스는 사업 운영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바이낸스가 국내 거래소에 인수 조건으로 내건 사항이 이행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 측이 인수 대상 거래소를 만나면서 인수 조건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거래소 이용을 가능하게 해달라’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국내 거래소는 특금법 규정에 따라 외국인 대상 거래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세탁방지(AML)을 비롯해 고객확인(KYC) 이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설령 인수가 완료된다고 해도 안정적인 거래량 확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외국인 투자자 유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 간 파이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형 거래소가 가상자산 거래를 독과점하고 있는 국내 사정상 바이낸스의 이름만으로 거래량을 빼앗아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 바이낸스가 거래량 확보를 위한 유일한 선택지는 오더북 공유로 보인다. 바이낸스에 상장된 가상자산 수는 업비트에 비해 약 2배가량 많다. 오더북 공유로 거래 가능한 가상자산 수를 늘리며 투자자를 데려올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오더북 공유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법상 오더북 공유가 가능한 요건은 크게 두가지다. 특금법 제28조에 따르면 △다른 가상자산사업자가 국내 또는 해외에서 인가ㆍ허가ㆍ등록ㆍ신고 등을 거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하는 가상자산 사업자 △가상자산 사업자가 자신의 고객과 거래한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 등이다.

즉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은 거래소 간에는 오더북 공유가 가능하다. 문제는 바이낸스다. 바이낸스는 여태 무국적 거래소를 전략으로 규제를 피해 시장을 넓혀왔기 때문이다. 바이낸스의 불분명한 신원이 차후 오더북 공유에 장애물이 돼 한국 시장 진출에도 거래량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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