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선종에 전 세계 애도 물결…598년 만에 첫 ‘생전 자진 사임’

입력 2023-01-01 13:44수정 2023-01-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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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고결하고 친절한 사람”
5일 바티칸서 장례식 거행 예정
尹대통령 “거인 잃은 천주교도들에 깊은 애도”
바이든 “2011년 만난 기억 잊지 않을 것”
전쟁 중인 젤렌스키·푸틴도 추모 메시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2005년 4월 19일 교황으로 선출되고 나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바티칸/로이터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선종했다는 소식에 전 세계에 애도 물결이 일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현 교황은 전임자 선종 후 몇 시간 뒤 열린 송년 미사 강론에서 “베네딕토 16세는 고결하고 친절했다”며 “그를 교회와 세계에 선물한 신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추모했다. 바티칸은 “오는 5일 오전 9시 30분 성 베드로 대성당 앞 강당에서 장례 미사가 거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베네딕토 16세는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주셨고 한반도 평화에 앞장서셨다”며 “거인을 잃은 슬픔에 잠긴 천주교인들에게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11년 베네딕토 16세를 만났던 일화를 꺼내며 애도했다. 그는 성명에서 “나는 2011년 그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권을 누렸고 그의 관대함과 환대, 의미 있는 대화를 항상 기억할 것”이라며 “또한 그는 자신의 원칙과 신앙심에 따라 평생 교회에 헌신한 훌륭한 신학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딕토 16세의 고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는 독일뿐 아니라 세계 많은 사람에게 특별한 지도자였다”며 “세계는 가톨릭교회의 입지적 인물이자 영리한 신학자를 잃었다”고 추모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베네딕토 16세는 서로 더 많이 돕는 세상을 위해 영혼과 지성을 갖고 일했다”며 “내 마음은 프랑스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힌두교 비중이 80%를 넘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생애 전부를 교회와 주 그리스도 가르침에 바친 베네딕토 16세의 선종에 애도를 표한다”며 “그는 사회에 넘치는 봉사를 했던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도 추모 메시지가 전달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며 “그는 뛰어난 신학자이자 지식인, 보편적 가치 옹호자였다”고 회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통적 기독교 가치의 수호자였다”며 “그에 대한 빛나는 기억을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바이에른 출신인 베네딕토 16세는 1951년 사제가 된 뒤 1962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신학 고문 자리에 올랐다. 이후 1977년 당시 교황인 바오로 6세에 의해 뮌헨 대교구 교구장 추기경에 임명됐고 1981년엔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바티칸에 입성했다.

2005년엔 교황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8년 만인 2013년 2월 11일 바티칸 역사상 598년 만에 최초의 ‘생전 자진 사임’이라는 결단을 내리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그는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가톨릭 정통교리를 중시하는 보수파로서 줄곧 입지를 키워 나갔다. 교황이 되기 전엔 동성애를 “객관적 무질서이자 본질적인 도덕적 악”이라고 평했고, 교황이 되고 나서는 이슬람의 폭력성을 지적했다가 무슬림의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다.

강경한 태도로 신자들로부터 지지를 얻기도 했지만, 사제들의 성추문을 비롯해 교황청 내부 권력 투쟁이 담긴 문서가 유출돼 비판의 중심에 서는 등 교황 재임 기간 잇따른 곤욕도 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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