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하늘지도 어떻게 생겼나...국립고궁박물관 과학문화실 첫선

입력 2022-12-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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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에서 관람객들이 국보인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을 관람하고 있다. 박물관은 27일부터 새로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등 국보 3건, 보물 6건을 비롯해 조선시대 과학문화유산 총 45건을 전시한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조선시대 하늘지도는 어떻게 생겼을까.

국립고궁박물관 과학문화실에서 공개된 국보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은 몸체에 쏘아지는 영상의 빛을 받아 화려하게 빛났다. 국립고궁박물관이 27일부터 새롭게 단장해 선보이는 과학문화실에서 가장 공들여 준비한 과학유물이다.

26일 개편된 과학문화실 언론공개회를 연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 관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가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인데, (그 내용이) 검은 돌에 새겨져 있어 잘 보이지 않고 내용도 어려워서 그동안 관람객이 스쳐 지나가듯이 보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유물을 조명한 이유를 짚었다.

김 관장은 “각석에 직접 영상을 쏴서 새겨진 별자리가 잘 보이도록 했고 (한문으로 새겨진) 그 내용도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실감 영상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에는 조선시대에 관찰한 별자리의 위치뿐만 아니라 각석을 만든 이유와 만든 사람들 등의 정보도 담겨 유물로서의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는 천체의 움직임을 관측한 결과를 바탕으로 절기, 날짜, 시간 등을 정하며 널리 알리는 일을 의미하는 ‘관상수시’(觀象授時)를 주제로 창경궁 자격루 누기, 창덕궁 이문원 측우대,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등 국보 3건 등 총 45건을 전시한다.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에서 관람객이 국보인 '창경궁 자격루 누기'를 관람하고 있다. 박물관은 27일부터 새로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등 국보 3건, 보물 6건을 비롯해 조선시대 과학문화유산 총 45건을 전시한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창경궁 자격루 누기는 1536년 중종 재위 당시 제작된 물시계 자격루의 일부로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물을 채워 흘려보내는 청동 항아리 파수호 3점과 물을 받는 원통형 항아리 수수호 2점이 포함됐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물을 일정한 속도로 흘려주면 물그릇에 물이 채워지면서 부표가 떠올라 주전이라는 장치를 건드리게 되는데, 이때 구슬이 굴러떨어지면서 종이나 북을 쳐 시간을 알려주는 원리다. 창경궁 자격루 누기 곁에 이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이 함께 준비돼 있다.

1759년 3월, 영조 재위 당시 핼리혜성이 관측됐다는 문헌 기록도 전시된다. 76년 주기로 지구에 다가오는 핼리혜성을 관측한 시각과 함께 그 위치, 혜성 꼬리의 크기, 움직임 변화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그 모양도 그려뒀다.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에 1759년 3월, 영조 재위 당시 핼리혜성이 관측됐다는 문헌 기록이 전시돼 있다. (박꽃 기자 pgot@)

이번 전시는 1부 조선 국왕의 통치 이념과 천문, 2부 조선왕실의 천문 사업, 3부 조선의천문의기로 구성된다.

김충배 전시홍보과장은 이날 “절기, 날짜, 시간을 정확히 알리는 것은 농업사회 백성의 생계와 직접 닿아있는 문제였고, 국가 운영의 기본이되는 세금을 측정하는 중요한 근거였다”면서 이번 전시가 “조선 왕실의 통치 이념과 수단을 폭넓게 살필 수 있는 좋은 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고궁박물관은 지하 1층 과학문화실에 이어 내년에는 2층에 위치한 상설 전시실도 개편해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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