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썰매 부쉈다” 이브 앞둔 하락장 속 기관도 ‘쪽박’...기계·통신주만↑

입력 2022-12-25 07:39수정 2022-12-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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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2721> 코스피 급락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코스피가 23일 외국인의 매도에 동반 하락했다.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3.04포인트(1.83%) 하락한 2,313.6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2.12.23 saba@yna.co.kr/2022-12-23 15:58:38/<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이었다. 이브를 하루 앞둔 23일 코스피 지수는 2313.69포인트로 전 거래일보다 1.83%(43.04포인트)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의 낙폭은 더 깊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3.32%(23.77포인트) 내린 691.2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이 700선 밑으로 떨어진 건(종가 기준) 지난달 4일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올 초부터 시작된 하락장이 산타랠리(연말 주가 상승현상)도 없이 계속되고 있다. 올들어 이날까지 코스피는 22.59%(2988.77 → 2313.69)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33.39%(1037.83 → 691.25)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 커지는 가운데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개인·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5일 이투데이가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올들어 이달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기관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투자 수익률은 개인·외국인보다 소폭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 수익률은 마이너스(-) 12.40%로 외국인(-15.47%)이나 개인투자자(-19.68%)에 비해 높았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의 23일 기준 주가와 평균 매수가를 비교해 수익률을 추정했을 때 기관 역시 절반이 넘는 종목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관은 신재생에너지 투자에서 수익을 내면서 그나마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지만,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는 반도체와 기술주 저가매수에서 손실을 봤다.

기관투자자들은 올해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 중 13개 종목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관이 플러스를 낸 종목 상위 3개는 전기장비 기업 현대일렉트릭(58.62%)와 섬유의류 기업 F&F(55.46%), 통신주 KT(33.23%)였다. 통신주는 ‘경기 방어주’ 성격이 있어서 주식 시장이 흔들릴 때 선호되는 종목인데, KT는 올해만 주가가 17.96% 상승해 통신업종 중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의류·식품·화장품 관련 기업의 수익률도 눈에 띄었다. F&F를 비롯해 삼양식품(18.88%), 오리온(15.58%), LG생활건강(3.42%) 등도 최근주가가 평균 매수가에 비해 상승했다. 특히 F&F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들어 주가가 큰 폭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브랜드 디스커버리, MIB등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를 보유한 F&F는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강화하며 소비력이 위축되던 시기에도 탄탄한 매출 성장세를 보여줬다.

음식료품주들의 주가 상승은 올해 1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가격이 폭등했다가 하반기부터 안정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탓으로 분석된다. 곡물가격이 올랐을 때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영업이익을 방어했고, 하락할 때는 마진스프레드(판가와 원가 차이) 개선 효과에 따라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음식료품 원가에서 비중이 큰 곡물가 하락이 음식료주 주가 상승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 21일 음식료품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6%(148.76포이트) 상승한 3910.03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최대 상승률이다. 이날 오리온, 농심, 삼양식품 등은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반면 하락한 17개 종목에서는 항공·운송·제약주들이 다수 포함됐다. 하락률 1위는 한진칼(-42.09%)이 차지했다. 이어 POSCO홀딩스(-24.82%), 팬오션(-22.49%) 등 운송주가 뒤를 이었다. 운송주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운임이 상승하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하반기 들어 경기침체 경보음이 높아지면서 물동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급락한 바 있다.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들도 기관 성적표를 깎아내렸다. 신한지주(-8.21%), JB금융지주(-6.88%), 메리츠금융지주(-5.53%) 등의 수익률이 모두 저조했다.금리 인상기를 맞아 금융섹터의 수익률이 개선될 있다는 믿음에 금융지주 주식을 다수 순매수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순이자마진(NIM)이 빠르게 늘어나 금융지주의 실적이 더 좋아지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제약 바이오주인 셀트리온(-7.79%), 삼성바이오로직스(-6.23%), 대웅제약(-5.24%) 등도 기관들이 손해를 본 종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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