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기·가스요금 인상 본격화…고물가 지속 불가피

입력 2022-12-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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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가 예정된 6월 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한 시민이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6년까지 한전 적자·가스공사 미수금 해소 위해 요금 단계적 인상
정부, 내주 구체안 발표...한은 “요금 인상, 물가 둔화 제약 가능”

정부가 내년부터 4년간 한국전력의 적자와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해소를 위해 전기·가스요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내년에도 고물가 흐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내년부터 2026년까지 전기·가스요금의 단계적 인상 방침을 세운 정부는 내주 중 인상 폭과 인상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발표한다.

추 부총리는 경제정책방향 발표 이후 SBS 뉴스에 출연해 "에너지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고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가 누적돼 재무구조 개선도 해야 한다"며 "내년에는 상당폭의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연료비 급등에 맞춘 전기·가스요금 정상화를 통해 2026년까지 한전 적자와 가스공사 미수금을 해소하겠다는 게 추 부총리의 설명이다.

치솟는 연료비 대비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판매하는 것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9월 기준 한전의 누적 영업적자는 21조8000억 원, 연말까지는 30조 원을 초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가스공사가 연료비를 가스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쌓인 미수금도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전기·가스요금을 올해 인상분의 2배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부와 한전은 최근 내년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1킬로와트시(kWh)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이는 정부가 올해 3차례에 걸쳐 인상한 전기요금 총 인상분(19.3원)의 2.7배에 달한다.

이대로 인상안이 적용되면 전기요금은 매월 1만3000원 가량 인상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스요금의 경우 내년 인상 요인은 메가줄(MJ)당 최소 8.4원에서 최대 10.4원으로 산정됐다. 내년에는 가스요금이 올해 인상분의 1.5배에서 1.9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내년부터 상당폭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고물가 기조 지속도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5.0% 오르면서 7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특히 공공요금인 전기·가스·수도가 두 달 연속 전년대비 23.1% 올랐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추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 공공요금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정부는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3.5%(올해 대비)를 제시했다. 올해 상승률 전망치(5.1%)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 전기·수도·가스 요금 및 공공서비스 부문의 기여도가 1%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내년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인이란 얘기다.

한국은행도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회'에서 향후 근원물가를 포함한 물가 오름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전기·도시가스 요금 현실화(인상)가 물가 둔화폭을 제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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