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반환 속도·저금리 대출까지…정부, ‘빌라왕’ 전세사기 피해 수습 나선다

입력 2022-12-22 16:51수정 2022-12-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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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139가구 전세사기 피해를 낸 ‘빌라왕’ 사건 피해자 지원 방안을 내놨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자는 법률 절차를 조정해 최대한 빨리 보증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반환보증 미가입자에게는 1%대 저금리 대출을 긴급 지원해 주거 지원을 시행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대한법률구조공단 등과 함께 빌라왕 피해자를 대상으로 정부 대응방안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앞으로 빌라왕 등 전세사기 가해자 단속과 함께 여기에 관련된 공인중개사와 건축업자도 함께 뿌리 뽑도록 단속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런사고를 미리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또 “선량한 서민과 젊은이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범인에 대해선 국가가 강력한 손으로 발을 못 붙이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신상 공개까지 하고 싶다. 관련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은 40대 김 모 씨가 인천과 부천 등 수도권 서부지역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1139가구를 사들인 뒤 전세사기 행위를 이어가다 지난 10월 말 사망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토부에 따르면 관련 사건 임차인 중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한 사람이 614명이며 440명은 아직 임대기간 만료일이 도래하지 않았다. 나머지 171건은 임대기간이 종료됐지만, 아직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규모는 보증보험 가입자 중 보증금이 1억 원 이하인 피해자는 54명, 1억∼2억 원인 피해자는 191명, 2억∼3억 원 181명, 3억 원 초과는 14명이다. 피해 금액이 2억 원 이상인 피해자도 195명이나 된다.

정부는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이들은 보증금 반환 기간을 앞당기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임차권 등기 완료 이전에 대위변제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더 큰 문제는 보증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500여명이다. 국토부는 미가입자를 대상으로는 가구당 최대 1억6000만 원을 연 1%의 저금리 대출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안에 1660억 원을 반영했다.

경매 진행으로 머물 곳이 없는 이들을 위해선 HUG 강제관리 주택과 LH의 매입임대주택 중 공실을 활용한 긴급 거처를 지원하기로 했다.이 외에 법률상담 지원 등을 통해 피해 보상을 돕는다.

다만 복잡한 법률문제 탓에 실제 지원이 이뤄지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실제로 현장에선 정부와 HUG의 대응이 느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피해자는 “사건 이후 HUG센터 담당자와 전화 한 통 제대로 하지 못 했다”며 “또 임시 거주 주택을 지원한다는 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임대인인 김 모씨 사망을 뒤늦게 알린 HUG의 귀책사유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HUG 관계자는 “현행 시스템으로는 임대인이 사망한 경우 구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서 그렇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도 세입자 보호를 위한 필수 법안은 국회에서 1년 넘게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9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갚아준 전세금 변제를 장기간 내버려 둔 ‘나쁜 임대인’ 인적 사항을 공개하도록 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보증금 미반환으로 HUG가 공사 기금으로 보증채무를 이행했거나 임대인이 과거 3년간 보증금 미반환으로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보전조치 등을 2회 이상 받으면 해당 임대인 명단을 공개해 임차인이 인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법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현재는 개인 자산 및 신용정보 보호법으로 인해 이런 악덕 임대인의 명단을 임의로 공개할 수 없다.

HUG 관계자는 “나쁜 임대인 명단 공개는 임차인 보호를 위해 가장 필요한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라며 “상습적으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임대인 명단을 공개하면 빌라왕 같은 대규모 전세 사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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